축구공의 눈물

만담 해풍소

by 이음

(민수)

어!

누구 축구공이지?


(축구공)(민수)

나?

난 주인 없는데...


(민수)

뭐야

축구공이 말한 거야!


(축구공)

(헤헤)


(민수)

넌 그럼 여기서 혼자 뭐 해?


(축구공)

그냥 너희들 점심시간 기다리고,

찻길 바라보고 있어.


(민수)

넌 점심시간이 좋아?

우리가 널 가지고 놀면 아프지 않아?


(축구공)

응, 물론 아픈데 그래도 그 정도 아픔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고 아이들과 뛰어노는 기쁨이니깐 즐거움이 더 커~


(축구공)

근데..

그렇게 물어봐 주는 친구는 니가 처음이야.

물어봐 줘서 고마워~


(민수)

고맙긴. 난 네가 아플 거 같아서 물어본 건데 부끄럽네. 참 내 이름은 민수야.

너는 찻길은 왜 봐?


(축구공)

너희가 수업 중이거나 하교했을 때 주로 보는데, 바깥세상은 빠르고 양보가 없더라. 처음에는 너희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게 걱정돼서 봤거든.


(민수)

와~

정말?

우리가 하교하는 모습까지 지켜봐 준 거야.

(감동의 쓰나미)


(축구공)

응. 당연하지 너흰 내 친구잖아.

그런데 밖에 세상은 너무 빠르고 급해.

축구도 규칙이 있어서 규칙을 어기면 심판이 경고를 주거나 바로 퇴장을 시키거든. 근데 찻길은 규칙을 어겨도 스스로 퇴장을 안 하는 사람들이 많아. 심판이 찻길에 없기 때문 같아. 이미 사고가 나야지만 심판이 도착하니 문제지 않니?

축구랑 많이 달라.


(민수)

당연하지.

축구는 스포츠고.

세상은 생활 그 자체니깐.


(축구공)

네 말이 맞아. 그렇지만 잘못된 건 좀 고쳤으면 좋겠어. 축구는 경기를 계속 진행할 수 있게 중간중간 심판이 중재를 하잖아. 그래서 많이 다치진 않고 경기를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거고.


찻길은 심판이 사고가 나야지만 오잖아. 그러니 아이들이 이미 많이 다치고 난 후야. 때론 친구들을 다신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었어. 그런데도 찻길 심판은 바로 퇴장을 시키거나 경고도 주지 않더라.


보험회사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대신 처리를 하던데. 그게 참 그래...

어떻게 한 아이의 생명을 보험회사가 대신할 수 있는 거야? 더 이상 나와서 뛰어놀 아이가 없는데 어떤 보상이 되는 거야? 난 친구를 잃었고 그 친구는 가족을 두고 떠났어. 이젠 세상에 없는데 말이야.


(민수)

니 얘길 듣고 보니 그러네. 법이 도로의 속도를 못 따라가네. 그래서 너도 친구를 잃었어?


(축구공)

응. 아주 친한 친구였어.

점심마다 나와서 놀아주고.

하굣길에도 꼭 들려서 놀아주고 가는 친구.


(민수)

많이 슬펐겠다.

그런데도 여기서 계속 찻길을 보는 이유는 뭐야?


(축구공)

학교 문 앞이 횡단보도라 위험하잖아.

너희가 또 다칠까 봐 걱정도 되고. 지금 친구들 잘 건너는 모습도 봐야 맘이 편하고.


(민수)

그래. 괜히 슬프다.

비라도 오는 날은 어떻게?


(축구공)

그땐 그냥 같이 울어

비 오는 날이니깐 울어도 되잖아..

먼저 떠난 친구 생각하면서 웅덩이가 생길 때까지 그냥 울어. 그러고 나면 마음이 다시 가벼워져. 공기 빵빵한 공처럼 말이야.

근데 민수야 예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


(민수)

응.

말해~


(축구공)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겐 건강해지라고 축구교실까지 보내면서, 등하굣길 안전에는 왜 관심이 없는 거야? 공사차량이 아침마다 학교 앞을 그렇게 많이 다니는데 말이야? 맨날 학부모들 나와서 녹색어머니 시키는 거보다 학교 앞 차 없는 거리부터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아직 조심성이 없는 나이이고 주차차량이 있으면 맞은편 차오는 것도 보기 어렵잖아. 신호등은 멀리 있고 말이야. 무단횡단을 부추기는 행위 아니야?


(민수)

그러네.

나만해도 학교 끝나면 흥분해서 뛰어나가기 바쁘니. 부모님들도 차 없는 거리 해주고 싶은데 그건 나라에서 하는 거라 못하는 거 아닐까?


(축구공)

그래.

너희 부모님 너희가 나라 아니었어?

그럼 누가 나라인데?


(민수)

어..

나라는.. 대통령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