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의 순정

만담 해풍소

by 이음

(해바라기)

해님 해님 정말 보고 싶었어요, 좀 더 빨리 와주시면 안 돼요? 아 맞다, 그러면 해님 근무시간이 길어져서 힘들지요~


(해님)

아니에요, 해바라기님이 기다려줘서 매일이 즐거워요.


(해바라기)

전 해님이 너무 좋아요.

얘기도 재미있게 해 주시고 따뜻하게 안아주시고.


(해님)

그런가요?

난 해바라기님이 오시는 여름이 늘 기다려져요. 이때나 저때나 해바라기님 오시기만 기다렸는걸요.


(해바라기)

정말요?

전 어릴 때부터 해님만 보고 자랐어요.

해님이 가시는 밤이 무서워 땅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웅크리고 꼭 참았어요. 좀 있으면 해님이 오신다고 생각하면서요. 그렇게 밤마다 이겨냈는걸요.


(해님)

그랬구나.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이제는 밤에도 무서워하지 말아요. 달님이 빛나는 건 내가 없는 시간에도 내가 여기 있기 위함이에요. 그러니 무서워하지 말아요. 내가 달님을 비추고 있을게요. 그럼 밤에도 내가 없는 게 아니죠?


(해바라기)

네, 전 정말 몰랐어요. 밤에도 해님이 지켜주고 계셨다는 걸요.


(해님)

해바라기님 이름이 왜 해바라기인 줄 알아요?


(해바라기)

글쎄요? 제가 너무 해님을 좋아해서인가요?


(해님)

(하하)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해바라기님은 꽃이 되기 전까지 내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내 온기가 생장하게 하고 꽃 피우게 하니깐요. 꽃이 피고 나면 그 향일성은 끝난다고 봐도 돼요. 그러면 더 이상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꽃 피우고 열매 맺고 다시 잠들 거예요. 나를 바라보는 꽃이라서 해바라기 꽃이라고 하는 거예요.


(해바라기)

아~ 그렇구나.

그럼 계속 해님을 따라다닐 수는 없는 거네요!


(해님)

해바라기님은 다시 자고 일어나면 또 처음인 것처럼 나를 잊어버릴 거예요. 그래도 괜찮아요. 내가 해바라기님을 기억하고 있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