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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Apr 01. 2024

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4.3.31/일)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오늘은 글쓰기 수업이 있는 날이다. 미리 읽고 갈 책이 있는데 기면증 덕으로 진도가 많이 못 나갔다. 일찍 일어나서 읽다 보니 선생님 말씀이 생각났다. 평생을 몇 권을 못 내는 작가가 있고, 줄줄이 쓸 수 있는 작가가 있다는 말이었다. 이 책 어디까지가 진액 일까가 궁금해서 교보문고에 작가님의 출판작을 검색해 봤다.


 많았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다.

천재이시거나..

반대 거나.


지금까지는 내용이 참 좋았기에 섣불리 판단할 순 없지만 이런 사골국 같은 글이 해마다 아님 일 년에 몇 권이 나오는 게 가능한 일일까?


그럼 진짜 타고난 작가신데..


진부하지 않고 색다른 맛이 있고 논리적이고 글이 편하다. 진한 설렁탕 같은 글이라서 놓치지 않고 읽으려 애쓰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글을 기다리는 작가님은 글 참 오래 기다려야 나온다는 사실.


그분은 쓸개를 토해내는 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글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지금 읽고 있는 글은 재능이 있는 작가가 사색을 하면 쓸 수 있는 글인데, 그 작가님의 글은 사색이라는 세상 속에 살고 있어야 나오는 글이다. 


그 세상에 직접 집을 짓고 꽃씨를 뿌리고 비와 하늘과 이야기를 하고 바닷 내를 맡아야 나올 수 있는 어부의 글이다.


그래서 글이 다르다.

그러니 한평생 책이 5권밖에 잉태되지 못한 게다.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망언을 한 거 같다. 다음책은 3년만 기다리면 되겠냐고 여쭸는데, 올해가 정말 3년이 되는 해이다.  이래서 입을 잘 다물어야 한다.


에고..

이럴 때가 아니다 저녁 수업 가려면 일단 숙제  읽기부터 마쳐야 한다.


역시 난 딴 데로 새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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