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엔딩

만담 해풍소

by 이음

(아내)

오빠 산책 가자.


(남편)

그럴까?

목련은 벌써 지더라,

나가자.


(아내)

오빠 그거 알아?

목련 꽃잎으로 풍선 불 수 있데.


(남편)

그럼. 어릴 때 자주 한걸.

오늘 한 번 해볼래?


(아내)

응, 해보고 싶어.


(남편)

그래. 그러자.

그게 뭐 어려운 거라고.


(아내)

이렇게 해?

안 불어줘..


(남편)

아니.

여기에 입술을 대고 후우 불어봐.


(아내)

응. 알겠어.

오빠는 모르는 게 없네.


(남편)

으이그.. 남들도 다 알아.

너만 모르지.(머리를 헝클어 트리며)


(아내)

아, 머리 좀 이렇게 하지 마.

영구 같잖아.


(남편)

자기 '장범준인가 그 벚꽃엔딩 노래' 좋아하잖아.


(아내)

.


(남편)

근데 사실은 엔딩은 또 다른 시작이야.


(아내)

응, 그래?


(남편)

벚꽃이 지면 또 다른 꽃이 피고, 꽃이 피지 않는 시간에는 씨앗을 퍼트리잖아. 알고 보면 지구의 식물들은 살아있는 우체부들인 거지.


(아내)

와, 오빠 낭만적인데.


(남편)

아니. 진짜로.

자기 어제 "유튜브 알릴레오 북's" 들었지?

이젠 진정한 저널리즘의 시대는 지났어.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가 아니라 알려주고 싶은 거만 알려주고 있잖아. 그러니 더 이상 신문의 시대가 없는 거지. 난 이번주 편에 많이 공감되던데. 자긴 어땠어?


(아내)

난 그 소나무 이야기가 굉장히 팩트 같았어.

"숲에 소나무가 쓰러졌는데 그걸 언론이 숲의 소나무가 쓰러졌다고 말을 해줘야 국민은 알 수 있다는 거. 숲에 소나무가 쓰러져도 알려주지 않으면 국민은 알 수 없는 거가 맞지"


(남편)

식물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상의 모든 현실을 우리가 볼 수 있게 보여주잖아. 그러니 식물은 지구의 살아있는 우체부인거지.


(남편)

아마..

자연도 국가처럼, 언론처럼 우리가 등한시하다면 백악기부터 살아 내려온 저 목련도 언젠가는 볼 수 없을 거야. 기후는 계속 변하고 있으니깐.


(아내)

오빠. 좋은 얘긴데 좀 슬프다.

봄꽃 산책인데..


(남편)

그래?

응. 그럼 내가 목련 풍선 네 개 불게.

자기가 6개 불어.


(아내)

응? 왜 오빠는 네 개고 나는 여섯 개야.


(남편)

풍선하나에 한 글자씩 넣어서 소원 날리자


(아내)

소원이 뭔데?


(남편)

몰라도 돼.


(아내)

아, 왜? 알려줘


(남편)

네 글자는...

다. 음. 생. 엔.


(아내)

여섯 글자는?


(남편)














.



(아내)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