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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May 18. 2024

목련의 기개

만담 해풍소

(바람)

벅벅 벅벅  여기야?


(목련)

응, 좀 더 위에.

응, 거기


(바람)

시원해?


(목련나무)

응. 시원해

이제 잡기 놀이 까?


(바람)

그래. 얼른 놀자. 좀 이따 비도 온다 했어.


(목련나무)

우와, 신난다. 오늘은 물도 마시고 샤워도 네.

비랑 너랑 셋이 놀면 더 재밌겠다.


(바람)

글쎄..


(목련나무)

, 무슨 걱정 있어?


(바람)

요즘 엘리뇨 때문에 기상이변이 심하잖아.

비랑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건 알지?

엘리뇨: 남미 페루 부근 태평양 적도 해역의 해수 온도가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이듬해 봄철까지 주변보다 2~10℃ 이상 높아지는 이상 고온 현상을 말한다.
엘리뇨 현상이 발생하면 지구 곳곳에 기상 이변이 발생하여 많은 피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해수 온도의 변화에 따라 대기 순환계의 변화가 기상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목련나무)

응..

시무룩ㆍㆍ.


(바람)

비도 이번엔 놀다 가는 게 아닐 거 같아. 물론 나도 변하게 될 거고. 우리 때문에 네가 다칠 거 같아 걱정이야.


(목련나무)

괜찮아. 내년에 또 만나면 되지?

올해도 벌써 재밌게 놀았잖아. 비랑 물놀이도 하고, 

너랑 잡기놀이도 하고, 별 보며 왈츠도 추고.

난 정말 행복했어.  계절을 다 채워야 행복한 건 아니잖아. 어진 데로 사는 거지.


(바람)

..

그렇긴 한데, 내년에도 못 볼까 봐 그러지. 이번에는 정말 심상치 않아서 그래.


(목련나무)

걱정 마. 내 옆에 새싹 목련. 작아도 이렇게 튼튼하게 올라오고 있잖아. 우리 목련들은 늘 유대가 끊기지 않았어. 백악기 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고대 식물이라고. 그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아. 한라산에 계신 할아버지는 벌써 삼백살도 넘으셨어. 그래도 아직 장장하셔.


(바람)

하.. 혹시 널 잃으면 어떻게..


(목련나무)

그렇다 해도 해마다 열심히 씨를 두었어.


(바람)

넌 왜 이런 날을 준비해 ?


(목련나무)

몰라. 우린 태어날 때부터 그래. 묘목을 남기고 떠나는 게 목적이도 하. 그렇지 못해도 할 수 없 일이야. 남은 친구들이 심히 할걸 믿으니,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거지.


(바람)

그렇지만, 가기 싫거나 두렵진 않아?


(목련나무)

나도 두렵지, 너도 비도 변하 번개치면 타버릴 거  공포도 느끼 무서워. 우리라고 왜 감정이 없겠어? 다 느끼지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거.


어려서부터 낮과 밤을 배우고,  이슬을 마셔야 할 때와 비를 마실 수 있는 때를 배워.  죽을 거 같은 여름과 혹독한 겨울을 견디 방법도 법우고. 

삶은 늘 양면성 있는 걸 익히는 게 시간인 거 같아. 우린 시간을 나무테로 인정받아.


지금의 베프인 네가 무서운 태풍으로 변하는 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살 수 없으니깐.  그러니 우리에게 삶과 죽음은 그저 한철  피고 지는 일 같은 거지. 살고 싶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라

삶 속엔 죽음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익히려고 무단히 애쓴다는 뜻이야.


(바람)

그렇구나.

숙연ㆍㆍ.


(목련나무)

나는 일 년을 준비해서 열흘도 꽃을 못 피워. 두려움에 갇혀 있다면, 꽃도 다 피지 못하고 향도 만들 수 없을 거야. 그래서 우린 두려움이 삶의 한 부분인걸 인정하고 살아가는 거야. 그것 또한 삶이니깐 다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니겠어?


(바람)

응. 너의 시간이 나무테라면 나의 시간은 절이야.

우린 너무나 달라서 내가 잘 이해할 순 없지만

너흰 정말 멋진 거 같아. 런데 자꾸만 눈물이 나는 거지ㆍㆍ.

내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목련나무)

괜찮아 바람아, 내가 오늘 죽을 거처럼 하네. 

난 내일도 꿋꿋이 널 만날 거야. 이 밤이 조금 힘들 순 있지만 그런 순간을 버틸수록 내 뿌리는 더 단단해지고 서있는 힘도 세지거든. 고맙게도 태풍 매미 때문에 죽을뻔하고부터는 뿌리근육이 아주 많이 실해졌어.


(바람)

목련아 . 비가 벌써 변하기 시작했어. 빨리 느낄 수 . 나도 금방 변할 될 거야.


(목련나무)

상관없어 바람아. 어차피 한 번뿐인 계절야. 

내가 이겨. 갈 때 가더라도 웅크리지 않아. 너는 바람이잖아. 그러니 그냥 맘껏 불어.. 그래야 린 나무들뿌리에 레그프레스 운동 ~


나무의 레그프레스란?

나무통과 가지, 뿌리의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나무하체 운동입니다. 레그프레스 운동법은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땅에 박힌 뿌리의 위치에 따라 나무의 몸통 근육 자극부위가 달라지는 근육 강화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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