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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May 29. 2024

나를 의심하는 나의 불안장애에게

하늘 우체국

나는 왜 그럴까?

며칠 전부터 나는 내가 경계선지능장애가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했다. 오늘은 내가 나르시시즘이 아닌가 찾아봤다. 둘 다 해당사항은 없다고 하지만 나는 자꾸만 나를 어떤 심리적인 요인에 끼워 맞추려 한다.


나는 지금 건강상으로 매우 좋지 못한 상태이다. 어쩌면 삼차신경통일수도 있고, 비정형성안면통일수도 있다. 이런 극심한 통증이 반복하는 상황에서 인스타와 유튜브, 브런치를 한다는 게 이해가 않다.


지금은 글을 읽 쓰는 게 나에게 크게 도움이 되진 못하는데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나에게 물었다.


"너는 왜 굳이 아픈데도 이런 걸 하고 있어?"


"잠깐씩 정신이 드는 시간을 쓰는 거지"

"일어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누워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거고"


"그럼 너는 왜 이런저런 정신질환에 너를 넣어 보는 거야?"


"경계선지능장애는 내가 몇 가지가 겹쳐서 그랬지"

"심각하게 주변 기억을 못 하는 거, 인간관계의 어려움, 가끔 장난을 구별 못하는 거, 잘 속는 거 때문에"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주변 사람들이 아니래서.."

"그렇게 믿으려고"


"나르시시즘일 까는 왜 생각한 거야?"


"아픈 시간에도 나는 당원 카톡 오픈채팅방 문자를 받고 가입하고, 인스타도 하고, 아이 공개수업에도 다녀오고, 브런치에 자꾸 글 쓰는 나를 발견해서"

"내가 인정이나 관심이 너무 고픈 사람이 아닐까? 아님 자기애가 너무 강해서 이런 걸 다 하는 건가 싶어서 그랬지"


"지금은 어떻게 생각해?"


"평소의 나를 봤을 때 지인이 아니래. 도태될까 봐의 심리도 있고, 책임감도 있고, 자꾸 불안해서 그런 거래"

"불안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생각도 안 한데"

"나르시시즘은 나 사랑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사람 치워 버리는 사람인데 나는  그렇데, 나르시시즘의 관심은 내가 인스타의 좋아요를 받기 위해서 무슨 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 좋아요가 부족하면 안달복달 나는 사람이래. 근데 난 계정도 비공계고 좋아요에도 별 관심 없으니 난 아니래"


"이젠 마음이 편해?"


"조금씩.."

"자꾸 나를 어디다 맞추려는 내가 한심한데 그게 또 나니깐 이해해 보려고"


불안장애는 매 순간의 나를 다리 위에 올려놓는다. 늘 의심하게 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밧줄을 잡지 않으면 떨어질 거처럼 계속 나를 어떤 틀에 맞추려 한다.


불안장애의 흔들 다리는 약하고 바람까지 많이 분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한번 발을 내디디면 돌아설 수 없는 다리이다. 끝까지 건너가는 게 이번 에 나의 과제이다. 나는 또 나에게 묻고 싶다.


"지금 왜  이 글을 쓰고 있는 거야?"


"혼란한 생각을 정리해서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주려고"

"창가를 정리하면 먼 바깥도 보이는 법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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