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잘 지내셔요?
힝~
우리 딸들 안 보고 싶으셔?
거긴 권능이도 잘 있지!
엄마가 권능이 보내고 많이 힘드셨다는데..
난 너무 어렸어서 기억이 안 나. 권능이 출생기록을 안 해 놓으셨데..
내가 기록을 다 떼어봐도 없더라고. 내가 바로 위에 누나인데 내 동생 생일도 기일도 모르고 동생한테 미안하지.
아빠 왜 그러셨어.. 엄마가 100일 금식 기도해서 낳은 귀한 아들이었다면서. 난 그것도 이번에 작은언니한테 처음 들었어. 아들하나 있는 거 출생신고부터 하시지.
에혀, 속상해. 바로 밑에 동생인데 나랑 나이차이도 모르고. 권능이가 얼마나 슬프겠어. 기억해 주는 가족도 없고..
딸내미 맘이
좀..
쫌...
아팠어.
아빠가 가신지 9개월이 넘으니 추석이 왔어요.
아빠는 엄마랑 함께하시는 추석이라 행복하시려나?
난 추석이 오니깐 더 쓸쓸하고, 아프고, 마음 한편이 저리는데..
지금도 그냥 있는데 눈물이 난다..
아빠 난 다 컸는데 왜 고아가 된 거 같이 느껴지지?
엄마아빠 없이도 잘 살고 있고, 독립한 어른인데 말이야.
마음속엔 아직도 어린애가 있나 봐~
오늘은 애기 학교 폴리스 갔다가 비 쫄딱 맞고 왔어. 몸살 나서 운동도 쉬고 약 먹고 자고 일어났더니 이제 좀 괜찮은 거 같아. 아빠 거기서도 나 보고 계시지? 나도 여기서도 아빠엄마 생각 늘 해요. 그러니 우리 잊지 말자. 다시 만나면 기억해야지..
아빠 엄마 사는 세상은 진짜 어디일까 궁금하기도 해.
나도 곁으로 가게 될 테니깐~
물론 가보면 알겠지.
결혼처럼~
아빠 없는 1번째 추석,
엄마 없는 33번째 추석,
내 마음은 더 쓸쓸한 추석,
그래도 잘 보내볼게요.
오늘따라 더 보고 싶다
나의 부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