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밤 12시
아들이 야식으로 오만원을 낸다고 한다.
오잉?
이게 웬 개꿀인가.
"그럼 뭘 먹지~"
"편의점이나 회 먹자"
"회 한 접시를 먹을까?"
"편의점을 털어올까?"
"엄마 회와 편의점을 작가의 시점으로 표현해 봐?"
"잠깐만, 나는 쓰면서 생각나는 사람이라, 브런치 좀 열고"
"응, 광어 대자는 58,000원이면
회 한 접시에 동해바다를 퍼오는 거라면, 편의점 쇼핑은 미국의 옥수수밭 털기 같아"
"오, 역시 작가는 작가네"
"그럼 뭐가 더 이득일까?"
"당근 자연이지, 동해를 마셔 불자~"
내가 팔천 원 보태서 회를 먹기로 했다. 편의점을 털어오면 내가 패스트푸드를 안 좋아해 못 먹지만, 회를 사 오면 내가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크크크크. 아들이 나의 전략에 넘어갔다.
우하하하.
"근데 한 달 용돈 25,000원인데 너무 크게 쏘는 거 아냐"
"아니, 내가 먹고 싶어서.."
"응. 집에 간식 많은데도?"
"응. 원래 없는 게 먹고 싶은가요?"
"올! 딩동댕동 맞아. 원래 사지 않은 책이 제일 갖고 싶은 책이야"
큰 대자 우럭을 먹으며 나는 옆에서 가지 비빔국수까지 해서 야무지게 먹었다.
"배부르지?"
"응, 소화되면 자장"
그렇게 아들이 잠들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어제도 아빠가 초밥을 포장해 왔는데 오늘 또 회가 먹고 싶다고?
이상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며칠 전 안 씻기로 소문난 아들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지금까지 치과비용을 엄마가 다 내주고 충치하나도 없게 계속 관리해 줬잖아. 엄마가 평생 해줄 수 없어. 네가 관리해야지. 지금도 니 이가 별로 없어. 이제 양치 안 해서 생기는 충치 비용은 다 니 용돈 통장으로 치료할 거야. 그러니 밤에 자기 전에 제발 세수 치카만이라도 하자.
그 이후 짠돌이 아들이 후해졌다.
간식도 더 사 먹고, 피겨도 사들이고..
돈 모아서 겨울방학 때는 기타를 산다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뛸 때 아들은 날았던 거 같다.
어머 어째 이런 일이~
그렇다면 나는 초밥 속에 고추냉이대신 민트치약을 올려줘야겠다!
우하하하~~
우하하하하하하하~~ ~
내 위에 있는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