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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Oct 18. 2024

아들이 쏜다 야식 오만원

수달가족의 해풍소

지금은 밤 12시 

아들이 야식으로 오만원을 낸다 다.


오잉?

이게 웬 개꿀인가.


"그럼 뭘 먹지~"


"편의점이나 회 먹자"


"회 한 접시를 먹을까?"

"편의점을 털어올까?"


"엄마 회와 편의점을 작가의 시점으로 표현해 봐?"


"잠깐만, 나는 쓰면서 생각나는 사람이라, 브런치 좀 열고"


"응, 광어 대자는 58,000원

 한 접시 동바다 퍼오는 거라면,   편의점 쇼핑은 미국의 옥수수밭 털기 같아"


"오, 역시 작가는 작가네"


"그럼 가 더 이득일까?"


"당근 자연이지, 동해를 마셔 불자~"


내가 팔천 원 보태서 회를 먹기로 했다. 편의점을 털어오면 내가 패스트푸드를 안 좋아해 못 먹지만, 회를 사 오면 내가 먹을 수 있 때문이다. 크크크크. 아들이 나의 전략에 넘어갔다.


우하하하.


"근데 한 달 용돈 25,000원인데 너무 크게 쏘는 거 아냐"


"아니, 내가 먹고 싶어서.."


"응. 집에 간식 많은데도?"


"응. 원래 없는 게 먹고 싶은가요?"


"올! 딩동댕동 맞아. 원래 사지 않은 책이 제일 갖고 싶은 책이야"


큰 대자 우럭을 먹으며 나는 옆에서 가지 비빔국수까지 해서 야무지게 먹었다.


"배부르지?"


"응, 소화되면 자장"


그렇게 아들이 잠들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어제도 아빠가 초밥을 포장해 왔는데 오늘 또 회가 먹고 싶다고?


이상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며칠 전 안 씻기로 소문난 아들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지금까지 치과비용을 엄마가 다 내주고 충치하나도 없게 계속 관리해 줬잖아. 엄마가 평생 해줄 수 없어. 네가 관리해야지. 지금도 니 이가 별로 없어. 이제 양치 안 해서 생기는 충치 비용은 다 용돈 통장으로 치료할 거야. 그러니 밤에 자기 전에 제발 세수 치카만이라도 자.


그 이후 짠돌이 아들이 후해졌다.

간식도 더 사 먹고, 피겨도 사들이고..

돈 모아서 겨울방학 때는 기타를 산다 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뛸 때 아들은 날았던 거 같다.

어머 어째 이런 일이~


그렇다면 나는 초밥 속에 고추냉이대신 민트치약을 올려줘야겠다!


우하하하~~

우하하하하하하하~~ ~



내 위에 있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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