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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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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Nov 10. 2024

가을 잠자리

이음 시집

앉을 거야, 말 거야?

널 보고 있으면 난 마냥 초조해

잡힐 듯 말듯한 너의 움직임


날 테면 날고, 쉴 거면 쉬면 안 될까?

날듯 앉듯 하면 난 니 꽁무니만 따라다니잖아


호박잎에 앉을듯하다, 고춧잎으로 가고,

깻잎에 앉을듯하다, 칡덩굴로 숨고


난 그냥 네가 예뻐서 따라온 건데

넌 내가 무섭구나!


난 그냥 널 바라보기만 할 건데,

내가 또 항아리로 데려갈까 봐 그래?


가을볕이 좋은데 왜 잡겠어!

너는 날 때가 가장 아름다워


그러다 어느 날 날이 추워지면,

비 오고 눈이 와서 쓸쓸해지면,

우리 집 창문으로와


내가 따뜻한 겨울을 선물할게,

네가 그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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