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을 거야, 말 거야?
널 보고 있으면 난 마냥 초조해
잡힐 듯 말듯한 너의 움직임
날 테면 날고, 쉴 거면 쉬면 안 될까?
날듯 앉듯 하면 난 니 꽁무니만 따라다니잖아
호박잎에 앉을듯하다, 고춧잎으로 가고,
깻잎에 앉을듯하다, 칡덩굴로 숨고
난 그냥 네가 예뻐서 따라온 건데
넌 내가 무섭구나!
난 그냥 널 바라보기만 할 건데,
내가 또 항아리로 데려갈까 봐 그래?
가을볕이 좋은데 왜 잡겠어!
너는 날 때가 가장 아름다워
그러다 어느 날 날이 추워지면,
비 오고 눈이 와서 쓸쓸해지면,
우리 집 창문으로와
내가 따뜻한 겨울을 선물할게,
네가 그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