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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Nov 29. 2024

반딧불이

오늘을 씁니다

저녁은 드셨나요?

저는 황가람 님의 반딧불이를 계속 듣고 있는데요. 그냥 이 노래를 들으면 위로가 되고 몸에 힘을 빼게 되는 거 같아요.


노래가사_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우린 어릴 때 그러잖아요.


"넌 꿈이 뭐야?"


"전 대통령이요, 아니다 의사요"


그땐 뭐든 할 수 있을지 알았어요. 아마도 이땐 제가 별인 줄 알았던 거 같아요. 그러나 내가 밝힐 수 있는 곳은 아주 작은 공간이었어요. 반딧불이라는 걸 알게 되는 데까지 참 먼 길을 걷고 나서였습니다.


저는 소망이 있었어요.

양쪽 주먹에 두 가지 소망을 꼭 쥐고 이룰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마치 내가 별인 것처럼요.


앞으로 5년은 누구의 무엇으로 살되, 나를 다시 홀로 서게 일으키는 것이었어요. 제 생각에 전 꽤 괜찮은 커리어우먼이었다고 생각했거든요.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아마 아이를 키우며, 늙으신 부모님을 뵈며 세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런 계획을 세웠던 거 같습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잖아요. 여러 복지국가들의 선례를 보고 저는 잠시 복지국가당에 있었습니다. 저는 사장으로 지낸 시간보다 실무진으로 산 시간이 더 길었거든요. R&D 국책사업이라든가, 정부의 국제기구 행사를 주최하는 기업에서 책임자로 있었습니다. 아랍 왕자님들 의전부터 코엑스 행사, 인터콘티넨탈 호텔 대여, 특허, 인증.. 다양한 경력이 있었어요. 대통령비서관을 만나고 정부와 잦은 접촉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한 사람의 어른으로, 부모로서 내가 이 세상에 아주 작은 변화점은 찍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저는 복지요양마을 같은 곳을 보건복지부와 협약해서 조성해 보고 싶었어요. 더는 불안한 요양원이 아니라, 더는 지하철 바닥이 아니라, 베이비 박스가 아닌 곳에서 국가의 지원과 민생이 함께하는 마을과 도시를 조성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아이들도 , 외로운 노인분들도 더는 불안한 마지막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니깐요. 생존자체가 불안해서는 안 되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물론 그 시기가 여야의 어느 정부냐가 아주 큰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故 노무현 정부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 테니깐요."

저는 기획과 예산만 받아내면 공은 힘 있는 국회의원이나 대기업으로 돌리면 못 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불과 얼마 전까지도 기획을 짜고 조사를 하고 있었네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우습기만 합니다.


다른 한쪽에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조용한 시골에서 글을 쓰고 나와 같이 아팠던 분들의 가슴에 제 심장 한쪽을 빌려 주고 싶었거든요. 고통과 통증을 버티는 일이 얼마나 진이 빠지고 삶을 무기력하게 하는지 저 역시 잘 알기예요.


매일아침 마당에 흰 눈을 쓸고 강아지 밥을 주고 사랑하는 그이와 그렇게 함께 눈을 감는 나의 마지막, 그것이 제가 꿈꾸던 다른 한주먹이었습니다. 


이젠 압니다.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서  손을 펴려 합니다. 이젠 더 이상 별이 아닌 걸 알게 됐으니깐요.


난 나를 놓아주어야 합니다.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고 있었더라고요. 이젠 어떻게든 살고, 어디서든 마지막을 맞이해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소원을 들어주는 별이 아니니깐요.


누가 저기 걸어놓은 걸까요? 

하늘로 올라가 초승달이 되어버린 다른 분들의 노고가 아직은 세상을 비추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당신과 나의 밤을 밝혀줄 다른 분들의 소망아직은 걸려 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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