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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5년 기록

덜렁덜렁 난 왜 이럴까..

오늘을 씁니다

by 이음
이 짧은 글을 새벽부터 쓰다 깔아지고 쓰다 깔아졌네요..


하..

오늘도 자긴 글렀다. 한남동에선 경찰들과 유거니 지지자들이 한참을 대치하는 걸 보니 새벽에는 무언갈 기대해도 될 듯싶다.


제발 총소리만 들리지 마라. 그 누구도 다치지 말고, 선수 쳐서 죽지도 말고, 술에 절어 죽임을 당하지도 말라..


정신과 담당선생님은 오늘까지라고 하시니 마음이 이상했다. 그리 오래 진료를 받은 것도 아닌데 큰 의지가 되었나 보다. 또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그동안의 에피소드를 다 얘기해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숨이 차다. 같은 여자선생님이어서 좋았고 젊은 분인데도 신중하셔서 좋았는데, 다시 가볍지 않으시고 짐작하여 훈계하지 않으시는 분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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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이러는 걸까..

하다 하다 참 골고루 한다.

어제는 목이 간질간질하길래 또 기침이 터질까 급히 인후염스프레이를 입안에 뿌렸다. 맛이 이상해서 일어나 보니 무좀스프레이였다...


일단은 양치를 하고 가글을 하고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은 119에 전화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간호사 처형한테 전화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리곤 누들면을 하나 먹으려고 물을 붓고 컵라면을 들다가 손을 데었다. 손에 힘이 없어 슬쩍 들다가 더 크게 다쳐버렸다.


남편 왈?


"넌 왜 그러니..?"

"컵라면이 먹고 싶으면 말을 하지? 약은 보고 뿌려야지 모양만 같다고 막 뿌리고 그러면 어떻게? 그러다 사고 나면 어쩌려고"


에혀, 나 때문에 못살겠단 잔소리만 실컷 들으며 왼손은 찬물에 담그고 누들면을 맛나게 후루룩 먹었다.


아직은 죽 하고 누들면 밖에 소화를 못 시켜서 이거라도 먹어야 했다.


그래도 어제는 정신과 약을 타와서 다행이다. 약을 먹을수록 어지러움이 가라앉으니 내 정신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유거니 사태를 보다 잠들고 깨고 또 폰보고 잠들고를 반복하다 이제 일어났다. 십일만에 6시간 잤으니 최고 많이 잔듯하다.


다시 뉴스를 틀으니 속이 울렁꿀렁 한 게 듣기만 해도 멀미가 난다. 이제 진짜 정치에 신물이 났다. 일단 경찰 품으로 안겼으니 난 잠시 잊어야겠다. 아이, 나라, 윗집 할머니네 다 깨부수는 소리에 내 저질 몸이 견디기 벅찼나 보다.


사실 지금도 불안하다.

하루에 몇 번씩 할머니네서 다 집어던지는 소리가 나서 내가 가봐야 하나 어쩌나 누웠다 일어났다만 반복하고 있다.


아직 1월인데 벌써 마음이 극도로 지친다.


맘 같아서는 마음도 씻을 수 있으면 손수건처럼 깨끗하게 세탁해 주고 싶다.


락스 넣고 하얗게 하얗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