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씁니다
숨이 차다 못해 교감신경마저 널 뛰기 시작하면 손발에 등, 온몸이 낙지처럼 꼬이고 안절부절못하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럴 때 진정시켜 보려고 명상도 해보고 껌도 씹어보고 사탕도 먹어보고 필라테스도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오래갈 수 없는 것이 기본 바탕이 숨이 차서 오는 불안이었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의 자살 충동은 그만하고 싶다. 지친다였다면 안절부절의 충동은 달랐어요. 손목을 확 그어버리고 싶다. 그러면 이 안절부절이 끝날 텐데.. 이거거든요. 그러니깐 도자기를 깨버리면 깨질까 봐 걱정을 안 하듯이요.
아들과 저는 심각함을 인지하고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었어요. 그때 아들이 부엌에서 평소 엄마가 좋아하는 돌솥비빔밥을 차려왔어요. 지글지글 소리 나게 참기름 냄새 품기며 가져오는데 손목 긋고 싶다가 갑자기 식욕이 생기더라고요. 비빔밥을 먹으니 행복지수가 확 올라가면서 아까의 안절부절못한 불안함은 싹 사라졌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아 죽을 사람에게도 밥을 차려줘야겠구나"
갈 때 가시더라도 밥이라도 한 끼 드시고 가시는 게 났겠다 싶더라고요. 밥을 다 먹고 십 분쯤 있으니 그놈에 불안이 또 스멀스멀 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 미리 받아둔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어요.
이날은 이렇게 고비를 보냈습니다. 정말 징글징글 맞습니다. 숨찬 증상이요. 오늘도 정신과 다니 왔는데 바쁘시다고 약변경은 못해주셨어요. 다음 주에 상담가능하신다고~
주변에 알려주세요.
죽고 싶다는 분 계심 의외로 밥이 힘이 됩니다.
한국인은 밥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