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씁니다
이번 주에 어버이날이 있어 시댁에 다녀왔는데요. 시누이가 묻더라고요.
"올케도 SK라며 왜 이렇게 천하태평이야?"
"저도 걱정하죠. 보이스피싱 같은데 쓴다니깐.."
"전혀 걱정하는 거 같지 않은데?"
"아니에요. 말로 하지 않을 뿐이죠"
"아휴. 나 미치겠어"
"왜요?"
"이재명 때문에 걱정돼서.."
"누나 그거 걱정 안 해도 돼"
"다 계획이 있어"
"나도 아는데 걱정이 되는 걸 어떡해. 요즘 잠도 못 자"
"올케 부모는 자식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어. 전문센터 같은데 데리고 다니고, 공부도 얼른 다시 하라고 얘기해야 해. 친척들도 만나게 하고. 억지로라도 데리고 나와"
"전 그냥 방황할 시간을 주려고요. 본인도 얼마나 당황스럽겠어요. 갑자기 본인의 인생에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오게 되고. 건강도 따라주지 않으니 힘들 거 자나요. 고등학교도 안 가기로 했고. 수능으로 대학 간다니 충분히 늦잠 자고 공부 안 하는 시간 자유롭게 두고 싶어서요. 부모가 믿어주면 언젠간 부스터 같은 시간이 오지 않겠어요."
"난 그냥 걱정이 돼서 그렇지. 어떻게 걱정을 안 할 수가 있어. 내가 고모인데"
"그럼요. 걱정되죠. 예상외의 길로 가기로 했으니 더 걱정되죠. 저도 걱정해요. 다만 참는 거죠. 말한다고 달라질 거도 아니라서요"
"그걸 어떻게 참아. 난 못 참아. 말을 해야 알지. 난 모르겠어. 부모마다 다 다른 건데. 글쎄 좀 시간이 아깝잖아. 외고애들 공부 엄청 열심히 해. 이렇게 노는 게 걱정돼서"
사람들이 보기엔 제가 맨날 웃고 있으니 아무 걱정이 없는지 아는데요. 에구.. 아닙니다. 걱정이 있지만 심각하지 않으려는 거고요.. 기다려줄 거와 믿어줄 거를 가리는 거고요. 다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편인 거죠.
세상일이 내손아귀에 있지 않으니 걱정한다고 크게 달라질 게 없는 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