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기록
자다 깨어 핸드폰을 보니 6시쯤 되었다.
‘오늘은 늦게 일어났네’ 하고 생각하는데, 부재중 전화가 있었다. 언니에게서 온 전화였다. 전화를 걸었다.
“전화했었네.”
“응, 잤어?”
“응. 출근 준비해?”
“아니, 퇴근하고 있지.”
아, 아침이 아니구나.
“ㅎㅎ 난 새벽인 줄 알았어.”
언니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할 말이 있어서 전화했어.”
“응, 뭔데?”
“지금까지 유노한테 너는 충분히 희생하는 엄마였어.”
“으응.”
“이제 유노한테 필요한 건 희생하는 엄마가 아니라, 행복한 엄마이자 훌륭한 엄마야.”
“응.”
“지금부터 하나씩, 천천히 쌓아가며 너를 만들어가.”
“알겠어.”
“저녁 먹고 유노랑 산책도 좀 나가고.”
“웅, 알겠어.”
전화를 끊고 나니 생각이 많아졌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난 지금 숨 쉬기도 힘든데. 살아 있기조차 힘든데… 행복도 해야 하고, 훌륭도 해야 하는구나.’
마침 유노가 방에 들어와서 물어봤다.
“엄마는 유노한테 어떤 존재야?”
유노가 대답했다.
“음… 부모님인데, 그냥 계속 살아 있었으면 하는 부모님.”
“그래? 엄마 걱정을 많이 하는구나. 그럼 어떤 부모님인데?”
“아주 행복한 집의 이상적인 부모님이지. 난 사랑받는 가족의 모범이 우리 집이라고 생각해.”
“그래? 아니, 엄마가 왜 물어보냐면… 큰이모가 그러더라. 엄마가 지금까지 희생하는 엄마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행복한 엄마, 훌륭한 엄마가 유노한테 필요하다고.”
“엄마가 행복하면 난 너무 좋지. 엄마가 지금까지 너무 많은 희생을 해서 우리 집이 이렇게 화목한 거니까.”
“그래? ㅎㅎ 그런데 엄만 지금 숨 쉬기도 힘든데?”
“그치, 그게 문제지.”
나는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이 실타래를 풀 수 있을까? 일단 건강이 허락해야 뭐라도 할 수 있을 텐데.’
내 나이를 이렇게 보내는 게 아까워서 주위에서는 자꾸 “일어나라, 힘내라” 하지만…
숨이라도 고르게 쉬어져야 일어나든, 운동을 하든, 걷든 할 수 있지 않겠나.
나는 마음만 급해서, 바퀴를 뺀 채 달리는 마차와 같다. 일어나야 하는데 자꾸 쓰러진다.
나는 살아생전에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