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기록
온종일 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한다.
하늘이 슬픈 걸까.
어제는 또 하나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 백세희 작가님이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 기증을 하신 뒤 세상을 떠나셨다는 보도였다.
그 소식을 듣고 한참을 가슴이 먹먹했다. 나 역시 오래된 우울 속에서 이승과 저승 사이의 그 희미한 선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그것이 그분의 뜻이 있었으리라 믿고 싶다. 충분히 아프고, 오래 힘들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분은 떠남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나눠주고 떠나셨다. 그 사실만으로도
그분은 삶을 진심으로 아끼던 분이리라 알 수 있다.
삶은 늘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탑승하겠는가, 그만 내리겠는가.”
나는 그 질문을 내게 6년째 되묻고 있다.
만약 내게 책임과 부양의 의무가 없다면
아마도 진작 이 열차에서 내렸을지도 모른다.
이젠 듣기 좋은 콧노래도, 벚꽃 구경도 아쉽지가 않다.
그저 내가 계속 이 열차에 머무는 이유는
세상에 자신의 의지로 태어나지 않은
내 아이 하나를 지키기 위함이다.
내 쓸모가 다했을 때
나는 어떤 의지를 낼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겠다.
요즘 내 삶의 열차에는 비가 계속 내려
습하고 흐린 날들이 이어진다.
이젠 그만, 햇살 반짝하는 날씨였으면 좋겠다.
그분 대신이라도, 나는 떡볶이를 실컷 먹으러 다녀야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