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통
10월의 경주.
가을빛이 깊어가던 그곳에 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한국 땅을 밟았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외교 일정이 아니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며, 트럼프는 한국을 미국의 전략적 동반자이자 아시아의 새로운 거점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굳이 경주까지 찾아온 이유는 단순하지 않았다.
미·중 간의 무역과 기술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은 반도체와 조선, 희토류 같은 핵심 산업을 통해 새로운 위치를 모색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그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빠르게 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한국은 이제 ‘외교의 중심선 위에 서야 할 나라’라는 신호를 받은 셈이었다.
불과 1년 전만 돌아봐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윤석열 정부 시절, 한국은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갈등 속에 있었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충돌, 저조한 지지율, 헌정 위기의 그림자까지 겹쳤다.
계엄령 논란으로 대표되는 그 시기는, 한국 사회의 깊은 균열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그때만 해도 “트럼프 방문”, “글로벌 리더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외교무대” 같은 말은 쉽게 꺼내기 어려웠다.
만약 그 시절의 한국이 외교의 중심이 되었다면, 그것은 기적에 가까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쉼 없이 문제를 헤쳐왔다.
외교와 안보에서는 미·중 갈등의 틈새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고, 국내적으로는 제도적 위기와 불신, 사회적 불안이 산적해 있었다. 경제 구조의 전환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였다.
그 모든 난제를 하나씩 마주하며, 한국은 조금씩 방향을 바꿔왔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새로운 무대에 서 있다.
이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시대다.
새 정부는 산더미 같은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세 가지다.
첫째, 성장 둔화와 청년 실업 젊은 세대의 불안은 곧 사회의 에너지를 떨어뜨린다.
둘째, 주거 불안과 사회 안전망의 허점 삶의 기반이 흔들리면 외교도, 안보도 흔들린다.
셋째, 불안정한 안보 환경 주변 강대국의 이해가 엇갈리며 우리의 선택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외교 무대에서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맡고, 국제 사회가 한국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방한과 APEC 외교 일정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한국이 ‘책임 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우리는 아직 완전히 위기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위기 위에 서서, 다음 국면으로 나아가고 있다.
트럼프의 방한은 단지 한·미 관계의 연장선이 아니라,
한국이 아시아·태평양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기대의 표현이다.
그 기대의 바탕에는 지난 1년간 우리가 쌓아온 수많은 노력과 인내가 있다.
새 정부 앞에는 여전히 험한 길이 남아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의 외교 무대는 분명 우리나라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위기를 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고, 그 중심에서 우리 스스로의 방향을 세우는 일이다.
트럼프의 방문은 그 설계의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국민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할 일은 단순하다.
투표할 것, 감시할 것, 그리고 목소리를 낼 것.
그 세 가지를 잊지 않는다면, 우리의 조국은 여전히 우리 손으로 지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