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배우고 느끼는
“우리는 글을 왜 쓰지?”
오늘, 글쓰기 단톡방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대화를 듣다 보니 나도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지금 왜 글을 쓰고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니,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글이 좋으니까, 쓴다.
그런데 다시 묻는다.
그럼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있을까?
막 쓰고 있었다.
그날의 기분, 우연한 에피소드, 스치는 생각에 따라 써왔었다. 내 습관이 나도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저녁 무렵,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늘 예쁜 글, 밝은 글만 쓰려할까?
세상이 그렇게 노랑파랑하게 빛나지만은 않은데 말이다.
그때 내 의식이 갑자기 어두운 골목으로 향했다.
서늘한 공기, 축축한 벽, 피곤한 사람들.
그곳은 마치 내가 서 있는 자리 같았다.
나는 나에게 물었다.
세상은 이미 힘든데,
왜 굳이 그런 절망스러운 일들을 글로 옮기려 하느냐고.
내 안의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 문장을 떠올렸다.
“예술은 빛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빛이 닿지 않는 곳을 비추는 일이다.”
어둠은 사람을 숨기지만,
그 속에서만 보이는 얼굴이 있다.
밝은 낮에는 다들 괜찮은 척하지만,
밤이 되면 비로소 진짜 마음이 드러난다.
예술은 그 얼굴을 기록하는 일이다.
철거된 마을의 잿빛 풍경,
버려진 사람들의 빈 밥그릇,
돌 하나의 무게도 견디지 못하는 생명들.
그 어둠 속에는
인간이 끝내 살아 있던 순간이 숨어 있다.
나는 믿는다.
아름다움은 빛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꺼지지 않은 숨결로부터 태어난다.
그래서 나는 오늘,
희망이 아닌 절망을 썼다.
그것이 나에게는 가장 인간적인 글쓰기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