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바다 저 멀리,
금줄처럼 빛나는 해협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 금으로 차를 만들고, 배를 만들며 살아갔다.
그 금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항해를 떠났다.
사람들은 그 길을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 불렀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알고 있었다.
그 바다 깊은 곳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한 돌들이 깔려 있다는 것을.
그 돌의 이름은
기뢰였다.
바다 앞에는
작지만 단단한 나라 하나가 있었다.
그 나라는 늘 그 길을 통해
먹고, 쓰는 것을 얻으며 살아갔다.
그래서 누구보다
그 바다를 잘 알고 있었다.
겉은 잔잔해 보이지만
속은, 한 번 물리면 돌아오지 못하는
상어의 이빨과 같다는 것을.
어느 날,
멀리 있는 큰 나라에 욕심이 생겼다.
가만히 있어도 조용한 바다를 들쑤셔
기뢰가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나라 사람들 역시
먹고살기 위해서는
그 흔들리는 기뢰밭을 건너야 했다.
그때,
욕심 많은 사자왕이 꾀를 냈다.
“야, 작은 나라.
너희도 금 필요하잖아.
그러니까 너희가 먼저 가.”
부드러운 말이었지만
거절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사람들은 술렁였다.
“우리가, 갑자기, 왜?”
“가야 하나?”
“안 가면 안 되나?”
“우리가 아니면 누가 가?”
그때,
타지마 왕자가 입을 열었다.
“왜 꼭 우리가 가야 하지?”
사람들은 잠시 말을 잃었다.
당연했던 질문이
처음으로 의심받는 순간이었다.
왕자는 바다를 오래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저건 길이 아니야.”
“바다의 불길이지.”
“그냥, 누군가 먼저 밟아보길 바라는 곳이야.”
큰 나라는 다시 말했다.
“그 길을 지키는 건
모두를 위한 일이야.”
왕자는 조용히 웃었다.
“그럼 왜
항상 우리가 먼저야?”
아무도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며칠 뒤,
사람들은 배를 준비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덜 위험한 길.
보이지 않는 돌을 밟지 않는 길.
사자왕은
그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더 밀어붙이지도 못했다.
그 옆 나라가 가진
또 다른 돌 때문이었다.
하얗고, 작지만
없으면 아무것도 만들 수 없는 돌.
사람들은 그것을
“하얀 돌”이라 불렀다.
세상 어딘가의 큰 나라가
그 돌을 쥐고 있었고,
그래서 또 다른 큰 나라도
함부로 세상을 흔들 수 없었다.
타지마 왕자는
그걸 알고 있었다.
힘은
한쪽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우리가 지킬 수 있는 방식으로 지키면 돼.”
왕자가 말했다.
“그 바다는 길처럼 보였고, 그래서 더 위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