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2.11.20/일)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
불편함을 넘어서면 불안이 된다. 불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의 다른 말이다. 나는 아픈 나를 관찰하며 일기를 쓰기로 했다. 그게 나처럼 처음 이 병을 앓게 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의료진에 말에 의하면 시작은 PTSD였을 수 있는데, 장기화되어 여러 복합 증상으로 발전한 것 같다고 하셨다.
나처럼 하루 종일 불안한 상태를 범불안장애라고 하는데 범불안장애는 이유 없이 온몸이 아프고, 다양한 증상들을 동반한다. 정신적 무기력, 육체적 무기력, 우울감 외 기타의 증상을 동반한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공황장애도 자주 발현된다.
선생님이 나에게 공감 능력이 매우 높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은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은 예술가(작가, 화가, 음악가)가 직종이 많다는 것이란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정신과 의사인 내가 글을 더 잘 쓸까요? 아니면 환자분이 더 잘 쓸까요?”
“네?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그야, 환자분이죠. 전 타인을 공감하는 게 아니라서 그의 입장에서 글을 잘 쓸 수는 없어요. 이론상 습득한 지식으로 상담을 하는 것일 뿐이니까요”
“환자분은 쓰셔야 할 것 같아요. 써서 풀어내세요. 다른 사람보다 외부에 것을 더 많이 흡수하는 사람이니깐, 반드시 풀어내는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공감능력 높고 감수성 높은 사람들이 예술가가 되는 겁니다”
“여러 참사가 뉴스에서 나와도 내일이 아니니깐, 저녁 뉴스로 듣고 마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데 그분들은 주위에서 냉정하다고 손가락질 받는다고 상담을 오십니다. 왜 자신이 신경 써야 하는 건지? 왜 사람들이 자신을 손가락질하는 건지 힘들다고요”
“공감은 그런 거예요. 다른 사람의 입장을 느끼는 것이죠”
“그러니 꾸준히 쓰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럼 선생님 단점은 뭔가요?”
“단점은 삶이 힘들죠. 겉으로 발현이 되든 안 되든 마음이 자주 아프고, 혼자 많이 참고, 고독하죠”
“고통을 나눠 가지는 건 유쾌한 일만은 아니니깐요”
“그래서 이런 참사가 생기면 환자분 같은 환자들이 많이 늘어납니다”
“남들보다 힘겹게 버텨내는 거죠”
나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차마 진료를 받을 수 없는 분들에게, 아직 치료를 고민 중이신분들이게, 먼저 다녀온 사람으로서, 먼저 약을 먹어본 사람으로서의 일상을 공유하기로 했다. 부디 나같이 숨이 차고 하루가 벅찬 분들이 없으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