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런치
나 누군지 알아보겠소?
불꽃으로 살고 있을 줄은 알았지만
이리 폭발하는 호텔 앞에 서 있을 줄은 몰랐소
또 그 꿈이네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울 수 있소 진통제 때문이오
빈관 사장과 함께였는데.....
안전한 곳으로 옮겼을 거요 구동매가
살아왔구려 다행이요
나는?
수도 없이 꾸었던 꿈이요 이젠 속지 않소
귀하는 조선에 없소
꿈 아닌데 여기 있는데 나..
스승이... 돌아가셨소...
그러니 오지 마시오 조선은 온통 지옥이요
이리 꿈에도 오지 마시오
하루라도 잊어야 내가 살지 않겠소
친애하는 귀하 보시오
귀하는 여기에 없소.
그래서 나는 보내지 못하는 서신을 쓰다 말다 하오. 어떻게 초입을 시작할까 고민 중이었지만 해당화가 피었다는 소식부터 전하려 하오. 내 뭐든지 빨리 배우는 지라 해당화는 꽃이니(플라워) F겠구려. 저번에 물고기(피시)를 P라 했더니 F라 하지 않았소. 내 이젠 잘하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달까.
우리 사이엔 조국의 미래와 백성의 목숨이 달려있소. 내 모든 것을 버리고 그대에게 가기엔 그대의 조국도 나의 조국도 명예롭지 않을 것이오.
매일 귀하의 꿈을 꾸오. 귀하를 만나고, 귀하와 함께하는 꿈이오. 그러나 꿈일 뿐, 이곳에 귀하가 없구려. 우리가 함께할 방도가 있다면 귀하가 내게 알려주겠소. 우리의 마음은 함께이나 하늘의 길은 먼듯하오. 그대의 조국과 나의 조국의 상황처럼 말이오.
그대도 그대 조국을 지켜야 하듯, 나도 나의 조국을 지켜야 하오. 그러니 그대 염려하지 마시오. 나는 이곳에서 불꽃이 될 각오로 버티고 있소.
전쟁을 이기리라 확신하고 투쟁하지 않듯이, 내 그대와 함께 할 욕심까진 내고 있지 않소. 내 마지막 연정이 되어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오.
닿을 수 없는 나무 가지를 잡으려 깡충거리는 것이 우스워도, 나는 내내 그대를 기다리며 살 것이오. 또 아오 천지개벽이 일어나 미리견과 영길리가 도와준다면 조선이 해방될지도.
그러니 그대 내가 한발 다가서면 한발 도망가지 마시오. 나는 그저 뛰어올라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이오. 꽃향기가 좋다 하여 꺾을 만큼 내 무지하지는 않소. 내 본디 무용한 것을 사랑하오. 그대의 미소, 그대의 향기, 그대의 눈빛 같은 것들..
난 새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보단, 본디 존재하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자요.
그러니 귀하는 도망가지 않길 바라오. 더는 내가 다가서지 않을 터이니.
올 수도 갈 수도 없는 강을 두고 바라보는 마음을 우리는 알지 않소. 나는 총탄과 칼 사이에서 부서지고 무너지더라도 그대는 그곳에서 꽃 같은 것만 보고 살았으면 좋겠소. 그게 내가 그대를 아끼는 마지막 방법이오.
어느 날 나의 그 많은 그리움이 소복이 내려앉는 상상을 하오. 그곳에서는 귀하와 내가 다정히 앉아 장작불을 쬐면 좋겠소.
이번생은 귀하를 그리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을 생각이오. 내 불꽃으로 완전히 타오르지 않는 것은 귀하가 재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손이 닿지 않는 나무를 올려다보며 그대와 나의 하늘을 짐작해 봤소. 팔의 길이로는 부족한 거리라도 닿길 바라고 멈추지 않길 바라오. 그대를 매일 그리워라도 해야 나도 좀 살 수 있지 않겠소.
해당화가 곱게 핀 어느 날
상상의 고애신으로부터~
미스터 션사인의 조선 어휘가 하도 맘에 들어 고애신 님에 빙의되어 편지를 써봤습니다. 사랑은 참 고귀하고 아름답고 슬픈 일이네요.
다음생에는 두 분의 사랑이 반드시 이루어 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