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1.19/목)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1월이 순삭 지나가고 있다>
삶에 무게가 정신의 피로임은 확실하다. 해결할 일들이 많아지니 정신과 육체가 잠식되 버린다. 시간이 날 지나는 것인지, 내가 시간을 지나가는 중인지 모르겠다.
올해는 1월부터 부산스럽다. 며칠을 헤매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해결할 일과,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적어보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열 가지 정도 되고, 해결할 수 없는 일은 다섯 가지였다. 포스트잇에 적어 책꽂이에 붙여 놓으니 한결 맘이 편해졌다. 한 가지씩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 인내해야 한다. 정신력으로 움직이고 나면 집에 와서 몸이 저며진다. 며칠을 앓으며 느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나는 아이에게 우산이 되어 주고 있구나. 좀 더 튼튼한 우산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왜 어떤 이들은 계속 힘을 내야 하고, 어떤 이들은 배에 타기만 해도 목적지에 도달하는 걸까. 삶에 모든 의문에는 결국 답이 없다. 다만 알 수 있는 게 있다면 현실을 버텨내든, 지켜내든, 살아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지켜내는 쪽을 선택했다.
지키기 위해 오늘도 나의 배에 돛을 올린다.
바람과 파도가 나의 편이길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