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2.20/월)

어느 공황장애,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by 이음

뜨끈한 국물애 불어 터진 오뎅처럼 불어버린 얼굴. 이것은 독감인가, 코로나 인가.


저녁부터 슬슬 목이 아파오더니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곤 얼굴 살들이 애리고 전신 근육통을 동반한 심상치 않은 감기 같은 무엇이 침략의 나팔을 불었다.


감기약과 감초가루를 먹고 물수건을 하고 가습기를 켜고 잠들고 일어나니 벌써 점심때이다. 큰 전쟁을 초기 진압으로 잘 막은 느낌이다. 지금 코로나 검사를 해봐야 나오지 않을 테지. 감사히 잘 지나가고 있으니 다행이다. 감초가루는 역시 대단하다…


어제 찬바람이 좋다고 산책을 해서인지, 어제 간 내과가 코로나환자 대면진료하는 병원이어서 인지, 모르지만 뭐 어디선가 감기와 연이 닿았을 테다.


오늘의 일정은 무산되었지만 돌아가라는 신의 뜻으로 알아야겠다.


칼 들고 전쟁놀이를 신나게 하는 애기를 불렀다.


“와~~ 무찔러라~~ 와아~~”

“에잇, 악, 우, 휙익~~”

“팍~~ 억”


“애기야”


“응~~”


“우리 점심 안 먹니 “


“눼..

에.. (다 기어들어가며)”

“모그야죠…. (모기만한 목소리로)“


장군은 점심을 차리기 싫어,

셀프 전사를 선택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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