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2.26/일)
좋아지고 있는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불안장애는 짙은 안개가 드리운 것과 같다. 상황에 따라 가시거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인지하고 감정적 반응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인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일이 세상에 다 대응하고 감정을 쏟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다른 자기 보호 기능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도 비슷하다. 롤러 코스트를 타는 것처럼 이제 좀 나았나 싶어 일상으로 가까이 올라가면 금세 앞이 안 보인다. 어제오늘처럼 종일을 극도의 가호흡과 불안상태에서 벗어나기 힘든 날도 있다. 이는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불안의 누적된 값이 선재 공격을 해오는 것과 같다.
불안장애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마치 온도계가 상승하는 것처럼 눈에 보이고 자각하는 일이 아니다. 본래 일상이 기본이므로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좋아졌는지 어쩐지도 모르다가.. 악화되면 그때서야 알게 된다. 떨어질 높이가 높다는
것을.
안개가 걷히는 것은 나의 영역이 아니다. 다만 혼자 트레이닝할 뿐이다.
“나는 숨이 부족하지 않다 “
“지금도 충분하다”
“거칠게 크게 마시지 않는다 “
나는 오늘도 거친 나의 숨을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