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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Jun 17. 2021

코코와 나의 동상이몽

수달 가족의 해풍소

<푸들의 속마음>


나는 1살 된  토이 푸들이에요.

불리불안과 운동 강박을 겪고 있어요.

어린이 3명과 살다가 헤어졌어요.

얼마나 많은 집을 거쳐 이곳에 왔는지 몰라요.


나는 짖는 거밖에 배우지 못했어요.

그래서 나를 보냈나 봐요.

나는 자주 불안해요.

자주 갇혀 있고.

자주 이사를 다녔거든요.


나는 가족이 안 보이면 불안하고,

멈추는 게 불안해요.

계속 흥분되고 가족을 찾게 돼요.

내가 잘못한 걸까요?


임보 이모가 선물을 줬어요.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개껌을 주셨어요.

뜯고 씹고 맛보고 해도 전혀 줄지 않아요.

어쩌다 조각이라도 떨어지면 정말 개이득이에요.


어제는 임보 이모랑 산책을 다녀왔어요.

공기도 좋고 기분도 좋았어요.

너무 많이 걷고 뛰어서 힘들었어요.

새벽 네시가 되기 전까지는 조용히 했답니다.


이모 표정이 자주 어두워져요.

불안한 마음에 이모를 계속 불러봅니다.

나는 또 어디로 가는 걸까요?






<임보 이모의 속마음>


푸들 임보를 시작했어요.

이틀이면 될 줄 알았는데

한 달이 되었어요.


들은 얘기와 달랐어요.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겠죠.


문제견이라 당장 데리고

갈 수 없게 되었어요.


동생은 시험기간에

이사도 준비 중이거든요.


전주인과 가족력을 물어봤어요.

맞벌이 부모님에 아이 셋과 살다가

이혼 후 파양 되었다고…


그 집이 어느 집인지는 알 수 없데요.

파양이 반복되어서..


모르고 입양을 해서 큰일이었어요.

밤낮없이 짖고 목청도 크고요

고양이를 공격하고 물려고 해요.

온종일 뛰어서 방하나를 주었어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보고

강아지 공부를 시작했어요.

밤낮으로 짖는데 사람이 피폐해지고

일상생활이 멈췄어요.


사람을 보면 좋아하고 잘 놀아요.

교육도 잘 되고 진정도 되어가는데

짖는 게 고쳐지질 않아요.


마음 한 편으로는

어디 보낼 곳만 있으면 …

산책 중 목줄을 놓아버릴까?


오늘도 새벽 네시에 놀라

일어났어요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이 멈추질 않아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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