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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May 29. 2023

아들에게 쓰는 편지

수달 가족의 해풍소

사랑하는 아들에게~​

수달아 세상의 모든 난관에 멘토가 있으면 좋겠지? 그런데 현실은 참 어렵지.

그래서 엄마는 수달이 혼자일 때도 멘토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려 해.


세상의 모든 것은 모방이야. 노란색에 파란색을 섞으면 녹색이 되지? 그 농도에 따라 파스텔이 되기도 하고. 또 소재에 따라 색만이 아니라 작품 자체가 달라지는 것도 너도 잘 알 거야.


유화도 되고 수채화도 되고 때론 클레이도 만들 수 있지. 여기에 다른 무엇을 혼합하는지에 따라 세상에 있는 것도, 없는 것도 되는 거야.


처음엔 세상에 있는 것을 먼저 따라 해봐. 그리곤 세상에 없는 것과 네가 해보고 싶은 색을 찾아보는 거야.


희소성이 높은 색이나 수달이 원하는 색이 나온다면 그건 너의 색이 될 수 있는 거지. 그다음은 세상의 성공과 실패의 사례를 먼저 살펴보는 거야. 네가 하고자 하는 일과 유사한 사례 말이야.


ex) 게임을 하나 만든다 치자. 그럼 첫 번째는 게이머 입장에서 보는 거야. 몇 가지의 좋아하는 게임이 있을 거 아냐. 그 게임들의 게임 설명을 무심히 읽어봐. 중복되어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는지…

그리곤 생각해. 이 게임에서 나는 어떤 부분이 제일 재밌었지? 어떤 부분이 힘들었는데도 참았는지. (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야)


쉽고 편하고 빠르고 재밌기만 하면 사람들은 금방 싫증을 느껴. 어떤 일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의 원리를 사용할 수 있어. 빠른 피드백과 보상 그것이 게이머들이 머무르게 되는 이유야.


사람들은 흥미를 더 높이 느끼고 기억하게 될 거야. 그다음에는 이 게임에서 아쉽거나 불편했던 점을 생각해. 그것을 해결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너의 색깔이 될 거야


자..그다음에는 개발자의 의도를 생각하는 거야. 이 부분에서 게임이 유행한 시대성도 중요해 국가의 분위기나 경제 상황 등등.. 그 다음에는 '개발자는 불편한 점을 그대로 수정하지 못했을까?'를 생각해야해. 그다음으론 왜 개발자는 이런 기획을 구성했을까? 예를 들면 ‘스킬, 머니, 장신구, 퀘스트' 등을 말이야. 개발자들이 다 스승이야. 그렇다고 다 따라 하라는 건 절대 ‘노노’

철물점을 가듯 필요한 부품만 골라오는 거야.


그래서 네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실행과 좌절을 충분히 맛보길 바라. 그 모든 경험이 너에겐 좋은 학습이 될 거야. 중간에 멘붕이 올 때마다 관련 서적을 서너 권 정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거야.


그러면 머릿속에서 천천히 너만의 지도가 그려지는 걸 느낄 거야. 그리곤 너의 역량 밖의 문제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노력해야 해. 방법이 나올 때까지 말이야.


부디 질문하기를 멈추지 말고,

부디 실패하기에 주저하지 말고,

부디 인내하기에 지치지 말길 바랄게.


#수달아 모든 걸 기록해야 해. 기록이야말로 너의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되어 줄 테니깐..

          언제나 너의 편인 엄마가~

                                2023.5.28

중1 첫 편지

오늘은 아이 학교 재량 휴업일이다.

아침에 설거지를 하는데 따라다니면서 아이가 질문을 했다.


바빠서 대충대충 들어 주고 짧게 대답했다.


병원을 가려고 나오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요즘 아프다고 자주 들어주지 못하고 진지한 대화를 못했다.


한창 코딩에 빠져 게임을 만드느라 질문이 유독 많아졌다. 매일 하는 질문이 비슷하다는 걸 깨닳았다.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차 안에서부터 편지를 썼다. 미안하고 대견한 마음을 담아서.


엄마는 너의 삶에 주춧돌이 되어주고 싶다.

그러니 너는 무럭무럭 쑥쑥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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