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7.3-2/월)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by 이음

<우울증_전 공황장애 이렇게 앓고 있어요>


운전 좋아하시나요? 전 그닥이요. 꼭 필요한 곳만 가는 동네 운전자입니다.


비 오는 날 분당에서 안양을 넘어가는데요. 앞이 안 보이게 비가 오더라고요. 정말 식은땀이 온몸에 났었습니다.


안개 덮인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건 더 두렵더라고요. 가시거리가 없고 예측 불가한 도로 위는 마치 저승으로 달리는 열차 같았거든요. 반면 안개가 갠 산을 바라보는 데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한 폭의 수묵화 같더라고요.


근데 이게 딱 제 상황 같습니다. 몸이 나아지면 세상이 다 아름다워 보이고요. 모두가 사랑스럽고, 희망이 샘솟습니다.


반대로 몸이 아프면요. 귀가 덮이고 눈이 멀어지고 생각이 닫힙니다. 알 수 없는 공포가 찾아와 어떤 통증에게 괴롭힘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좋은 컨디션을 좀 유지하고 싶었어요. 제 맘처럼 될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어제의 전조증상이 오길래 안정제를 더 빨리 먹고 잠들었습니다.


왠 걸요.

낮에 두 번이나 자고 일어났는데도 통증이 그대로인 거예요. 그래도 어제보다 좀 나은 거 보면 엄마가 애를 쓰시는 거 같아 감사합니다.


엄마 사랑하고 감사해요~


과호흡(공황장애)은요. 아무 때나 예측 불가하게 나타납니다.


여러 가지 공포와 통증이라 뭐라 정의 지을 순 없지만요. 정말 고통스러워서 죽을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건 확실합니다.


공황장애가 드라마처럼 구석에 웅크리고 벌벌 떨며 괴성을 지르거나 무조건 경련이나 발작을 일으키진 않아요.


사람마다 증상과 경도도 달라서 움직이면서 아플 수도 있고요. 움직이면서 어지러울 수 있어요. 그러다 실신할 수도 있고요. 실신할 거 같은 느낌 또한 공황 증상중에 하나입니다. 어지러움증과 오심, 경직도 있고요.


공황은요. 인지하든 인지하지 못하든 스트레스에서 발생된다고 합니다. 보통은 나중에 지나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네요.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요.


저는 아프면 무조건 두통이 같이 오거든요. 위도 경직되고요. 그래서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거나 느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위에 저주파 마사지나 손으로 명치부터 위까지 눌러주며 마사지를 해주시는 게 도움이 됩니다. 수분이 부족해도 두통이 심해지기 때문에 가벼운 샤워나 이온음료를 충분히 드시는 게 좋고요.


두통약은 성분이 두 가지이니 약 시간의 간격을 두시고 교차해서 드시는 게 좋습니다. 또 머리가 아플 때는 두피 마사지도 좋지만 경추 마사지나 어깨 마사지가 좋고요. 가능하다면 전신을 주물러 주는 일도 좋습니다. 특히 발과 손이요. 당장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지만요. 두통 자체가 혈류가 머리로 상승하면서 오는 통증이라 말초신경 끝부분을

자극해 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과호흡이 올 때는요. 이산화탄소 과배출로 인한 문제라 봉지 호흡을 많이 권하지만요. 많이 심각하신 게 아니라면 자각하시는 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렇게 속으로 되뇝니다.


“나는 숨이 부족하지 않다 “

”나는 정상 호흡이야, 병원에서도 검사해 봤잖아 “

“내가 알아차려야 해. 그러니 다른 때와 같이 숨 쉬자”

“가슴으로 입으로 크게 숨 쉬지 말고, 평소 때처럼 숨 쉬자”

“나는 괜찮아 “


이렇게 인지하고 달래다 보면요. 어느새 정상 호흡으로 돌아올 때도 많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질 거 같은 전조 증상이 있을 때는 당연히 안정제 드시고 자각하시면 더 도움이 되겠죠.


사람마다 비를 피하는 방법이 다르죠. 서로 좋은 방법 있으면 공유하고 으쌰으쌰 해요.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을 돕듯이요.

아픈 사람들이 아픈 사람을 도울 수 있잖아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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