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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3년 기록

절벽위에 서 있는 기분이다

2023년 기록

by 이음

[불평불만 컨셉이라, 이 글은 매우 우울합니다. 정서가 미약하신 분들은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낮에만 두 번을 자고 일어났다. 물론

공황이를 보내기 위해서 안정제를 먹고 잠들었다. 그러나 과호흡은 가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저를 위해서 하루를 버렸건만. 꽤씸한 놈이다.


나를 이겨내야 한다.


나를 밟고 내 위에 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지긋지긋한 수레바퀴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숨이 차니 공황이 오고, 공황이 오니 두통이

온다. 두통이 가면 우울이 오고, 우울이 가면 신경통이 오는, 이 끔찍한 상황.


숨이 차니 누워 있고, 누워있으니 체력이 소실된다.


체력이 떨어지니 움직이기 힘들고 움직이기 힘드니 우울증이 가속화된다.

우울증이 가속화되니 감정소모가 커지고,

두통도 같이 오니 움직이기 힘들다.


두통이 오면 소화가 안되서 체하고 그러다 보면 있던 식욕도 없어진다.


온통 날 잡아먹으려고 하는 병마들과의 기나긴 싸움 같다.


신경통,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에 좋다는 약은 다 사다 모으는 거 같다. 오늘은 공황장애에 좋다는 ‘영양제 테아닌’을 또 샀다. 녹차잎차가 안정효과에 좋다고 해서 또 구매했다. 몸에 좋다는 약은 집에 벽처럼 쌓여간다. 약 먹다 죽을지 아파 죽을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상황같다.


지인들은 물심양면으로 몸에 좋다는 걸 보내주신다. 우리 집에도 몸에 좋다는 영양제는 거의 다 있다. 하다못해 꿀도 칡꿀부터 종류별로 쌓여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게 소용없다.


진통제, 소염제, 안정제, 수면제,수면유도제, 소화제, 제산제.. 언제쯤 이 고통에서 도망갈 수 있을까.


지친다.


너는 날 놓을 생각이 없고

나는 너에게 삶을 맡길 생각이 없다.


부디부디 헤어져 주라.

병들아..


오늘도 이렇게 간절히 부탁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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