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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7.18/화)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by 이음


<우울증_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밤 되셨나요?

장마는 아직이죠. 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던데..

큰일입니다.


살려는 사람은 집이 내려 안고, 그만 내려오셨으면 하는 분은 저리 쇼핑이나 다니시고. 세상이 참 규칙도 없고 정의도 없이 흘러가는 거 같네요.


뉴스를 켜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안 보려고 했더니 청주에서 터널 매몰 사건이 있었던 거예요. 저희 언니가 청주에 살거든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언니에게 전화를 하니 안 받길래 달려가는 심장을 부여잡고 형부에게 전화를 했죠. 밝은 목소리셨어요. 조카들도 언니도 모두 별일 없다는 말을 듣고 나니 안심이 되더라고요.


그리곤..

내가 저들의 가족이었다면 하고 생각하니.. 저는 기절해 달려가지도 못했을 거예요. 얼마나 억장이 무너질까요. 지금 지구가 정화의 시간을 갖는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휴…


문제는 귀신도 잡아갈 사람은 놓아두고 더 살 사람들이 가시는 거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오늘 저의 컨디션은 좋습니다. 청소도 하고 싶고, 샤워도 하고, 글도 쓰고 싶고요. 맛있는 것도 좀 해놨으면 좋겠는데..


이것도 모순이네요.

장마 걱정하다가 내 가족 챙기려는 마음이요.


인간은 원래 모순덩이라지만 가끔은 내가 신의 모습을 본떠 만들어졌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이 두 가지 마음이 함께 있는 걸 보면요.


오늘은 오랜만에 영화 ‘오두막’을 보며 신의메시지를 이해하고 싶네요.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사랑합니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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