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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7.18/화)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by 이음

<우울증_하품을 연실 하며 잘 자고 일어났습니다>


좋은 밤 되셨나요?

수면제를 먹고 5시간은 잤네요. 잠들기 전 고추 꽃망울이 맺혔던 게 생각나서 비료를 주러 나갔어요. 베란다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노아의 방주를 타야 하나 하고요. 비가 정말 많이 오더라고요.


인간은 참 하찮은 존재 같아요. 인간이 홀몸으로 그 세 찬 비를 며칠 동안 견딜 수 있을까요? 나무는 산사태를 막고 물길을 만들어 흘러 보내고 얼마나 영특한가요. ‘다 끌어안고 나중에 마셔야지 욕심 내지 안잖아요‘인간처럼. 일개 은행나무만도 못한 사람들이 귀한 나무를 벱니다. 조경한다고 베고 길 만든다고 베고, 보조금 나온다고 베고요.


아, 왜 글을 쓰다 보면 땡땡공장 같은 글이 되죠. 글이 완전 투덜이 스머프 같은 거 같아요. 뛰어난 엉기자 님도 엉어준님도 엄미리님도 안 계시는데요.


암튼.. 오늘 오전엔 컨디션이 허락하는 하에 1시에 요가 보충수업이 있어요. 갈 수 있겠죠. 요즘 잠이 엄청 늘었어요. 시도 때도 없이 두 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까지 하루 종일 잡니다. 편두통 약도 재우는 약, 우울증 약도 재우는 약. 제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네요.


오늘은 좀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요.


그러니 저는 매 순간(자장자를)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로또꿈꾸고 오너라~


ㅋㅋㅋㅋ


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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