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7.22-2/토)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우울증_하루종일 꼼지락꼼지락)
오늘은 어떠셨어요?
전 아주 바쁜 하루였습니다.
틈틈이 약 몇십 알도 먹고요. 한 번은 깔아져서 잠들었고요.
며칠 못한 일에 반은 했어요. 야채 손질도 하고, 냉장고 정리도 하고요. 밀린 주방정리를 하는데 난리도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나름 쌓인 일이 많았어요. 빨래도 돌리고 건조기도 여러 번 돌리고요. 개고 널고.. 개고 널고.
일반인에게 쉬운 일이 저에게 무지 어려운 일이에요. 숨이 차거나, 체력이 달리거나, 머리에 종을 달고 다니 거나요.
싱크대 그릇정리도 하고요. 물도 끓이고요. 재활용 쓰레기 정리도 하고, 화분 분갈이도 하고, 화분에 농약도 주고, 영양제도 줬어요.
고추가 위로는 쭉쭉 크는데 꽃이 안 달려 적잖이 속이 상하네요. 유튜브에서 보면 실내에서도 꽃이 잘 달리던데요. 저희 집 고추는 키가 1 미터는 되는데 꽃이 안 달려요. 그냥 튼튼만 합니다.
오늘은 쟁일 헥헥거리며 움직이는 하루였어요. 예전 같으면 윤호 방학이면 캠핑이든 바닷가든 휴가를 갔을 텐데.. 올해에는 엄마가 최고로 아픈 해여서 아무 데도 못 갈 거 같아요. 그냥 극장이나, 아이스스케이트장 정도로 만족해야 할 거 같아요. 그거라도 갈 수 있게 제 체력이 허락해 줬으면 좋겠어요 스케이트만 가르쳐놔도 나중에 중심 잡는 스포츠는 거의 쉽게 배울 수 있잖아요.
몸이 이프고 나서 생긴 습관이 있어요. 자꾸 밤에 뭘 하고 싶어요. 개미처럼 살금살금 나가서 감자전에 계란말이를 하고 가스오부시장국을 끓이고 순두부 간장을 만들어 놨으면 좋겠어요.
시간과 주민만 아니면 안면을 몰수하고 내가 움직 일 수 있을 때 다 해 해 놓고 싶네요.
그럼 내일 잘 먹일 수 있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