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3년 기록

마음이 돌돌 말린다

2023년 기록

by 이음

좋아지던 병세는 금세 다 터져 나왔다. 눈물 콧물 심장통증에 공황장애까지. 온몸이 벌벌 떨리고 전신이 아프고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안정제와 수면제를 먹고 청심환까지 먹고서야 조금 진정됐다.



이게 그럴만한 일일까?


아님 나의 마음의 무게인가?


아님 그분에 대한 조의였을까.


모든 감정과 신체가 말려 있다.

안 아픈 신경이 없을 지경이다.


결국은 남편 혼자 조문을 떠났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택시를 타고 조용히 새벽에 다녀올까?


아님 내일 낮에라도 죽을 각오로 이 몸을 질질 끌고 한 번 가 볼까…


어떡해야 할까…


다녀오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온몸과 정신이 말을 듣질 않는다.


마치 못 가게 하려는 듯이 돌돌 말려 펴질 생각을 안 한다.


슬픔이 마를 새도 없이 흐르고 흐른다. 외숙모의 마음을 헤아릴 길이 없다. 얼마나 황망하실까. 작은 내 마음조차도 이리 슬픈데 서방님들의 마음은 어떨까.


애가 타고 속이 탄다.

타다 못해 재가 된다.

발이 떨어지지도 않고,

붙어 있지도 못한다.


나는 어떡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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