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수필통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 Oct 15. 2023

우울증 환자의 시계는 느리게 간다

수필통

나는 나의 목표가 느려지는 일에 대해 나를 자꾸 질타하게 된다. 그리곤 이내 궁금증으로 바뀌어 버린다. 내가 부지런하고 성실하지 않아서 이렇게 된 일일까?


나와 같은 상황에서도 하는 사람들은 다 하겠지? 근데 그 사람은 내가 아니잖아. 난 본래 사람 비교를 안 하는데, 내가 나를 비교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날이 추워서 봄이 늦게 온다 치자. 늦은  봄 덕에 개화가 늦어졌다면 꽃은 게으른 꽃일까?


그럼 나는 게으른 꽃일까? 아닐까?


내가 생각이 많은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다. 나의 시간이 다른 사람의 시간과 다르게  흐르고 있음을 나는 인지해야 한다.


자책할 시간에 나의 상태를 잘 인지해야 한다. 그래서 나의 느린 시계가 돌아오는 날.

나는 나의 삶으로 복귀해야 한다. 그것만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차선일 것이다.


나의 건전지가 다 충전되는 그날만을 기다리며,

오늘도 나의 봄이 오길 갈망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입이 굼실굼실한 택시기사 아저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