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10.24/화)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by 이음

낮은 짧아지고 밤은 길어졌습니다. 마음이 뿌리 없이 흔들리고 불안이 고조된 요즘입니다. 그런 시기라 글을 되도록 덜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좋아하는 걸 하고 싶어 졌습니다. 그래서 평소 편지 쓰는 걸 좋아하는지라 짧은 글을 쓰고 혼자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나름엔 오랜만에 진심을 꾹 꾹 눌러 담은 글이었습니다.


아들이 다가와 제 글을 보자고 합니다.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보여줬습니다.


평소와 글체가 많이 달라졌다며 한참의 혹평을 날렸습니다. '시간을 녹여 더욱더 정진하라고 하네요'. 국어책에 나오는 수필들은 시간과 경험이 녹아들어 수수함이 느껴지는데 엄마의 글은 방향을 잃은 뭐시라면서요.


흐흐흑...

악플도 감사히 받아들여 부족함을 수선해야겠지요.


아들이 말합니다. 자긴 일반인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말한 거라고요.


자식은 부모에게 참 객관적일 수 있나 봅니다. 저는 아들에게 주관적이 게만 되던데요.


서운함도 잠시..


며칠 만에 몇 글자라도 써봄에 감사하며 전 아직도 혼자 뿌듯합니다. ㅋㅋㅋ


참 어제부터 보일러 온수가 고장 나서 주전자에 물을 끓여 씻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가마솥에서 뜨거운 물 퍼다 씻던 시절이 생각나 새록새록 재밌고 좋았습니다.


가끔은 퇴보가 현재의 값어치를 더욱더 빛나게 합니다.


제 글의 퇴보도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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