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8.1,-2/호)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by 이음

<우울증_편두통 편, 감동의 날>


정신과 글을 쓰고부터 이날의 글 실이 끊어졌어요. 이제야 편두통 편을 쓰네요.


늘 그렇듯 선생님은 매우 적극적으로 환자분들을 돌봐주세요. 보통 대기가 1~2 시간 정도 걸려요. 너무 힘들어 문 앞에 엎드려 있었어요. 누구누구 약국을 따라가 주나 봤더니 저만 약국을 함께 가주시더라고요. 아마 코로나로 정신과 다니는 제가 측은지심이 들은 거 같아요.


“안녕하세요”


“그래 좀 어떠셨어요?”


“편두통 예방약이 잘 들어요”

“진통제도요”

“그렇다고 펜잘이나 타이레놀을 끊을 정도는 아닙니다 ㅎㅎ”


“그러시군요”

“음.. 약은 엄청 세게 나가고 있어요”

“이 정도면 과도한 스트레스나 다른 증상이 있다는 건데…(차트를 보시며…)“


(이때는 정말 아팠다)

“백신으로 우울증 격고 계시네요. 빨리 친구들한테, 전화하세요. 수다도 떨고 쇼핑도 하고 세상밖으로 나오세요. (한쪽 어깨를 한 손으로 파바박) 때리시며 나오셔야 합니다. 혼자 갇혀 있음 우울증의 끝은 뻔해요. 내 말 잘 들으세요)


(두 팔을 감싸 안으며 진심으로 눈을 맞추시고 눈물을 구렁이셨다)

“밖에 사람들 돌아다니죠. 다 살려고 움직이죠. 물로 그게 많이 힘든 거 알아요. 하지만 그 세상에 썩이셔야 해요. 자꾸 혼자 있고 무력해지고 통증에 지고, 무력감과, 불안장애, 공포감, 두통에 지지 말고 아파도 공원 가서 아프세요”


“세상 속에 섞이다 보면 흐려집니다”

“벌써 3년 지났어요. “

“그 속에서 혼자 서서 얼마나 힘들고 아팠겠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는지 몰라요”


“보니 우울증 불안장애 뭐 약도 다 최고로 쓰시는데 정말 제가 다 불안합니다”


“제말 꼭 허투루 듣지 마시고 세상으로 나오세요”


“네, 선생님”

(나도 속으로 울컥했다. 정신과 선생님 보다 위로를 잘해 주신다)


“약국으로 같이 가실게요”


“네”


이렇게 그날의 진료는 끝났다.

‘3년 동안 그 속에서 혼자 서 있느라 얼마나 힘들었냐는 말이 참 가슴에 와닿았다.

어쩌면 실이 끊긴 게 아니라 묵혀 둔 건지도 모르겠다. 감사하여. 선생님 눈물이,

선생님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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