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보다 강한 '시스템'의 힘
[작가의 노트] 매일 아침 8~10km를 달리며 저의 롤모델인 멜 로빈스의 팟캐스트를 듣습니다. 지난주 달리기 중 만난 영감을 기록으로 옮겼습니다. 나약한 의지 탓에 좌절해 본 적 있는 당신에게, 호르몬의 풍랑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의 힘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 러닝 메이트는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였습니다. 새로 올라온 멜의 팟캐스트 에피소드가 없어 1월 초에 들었던 그의 인터뷰를 다시 재생했죠. 영어 문장들을 다 이해하진 못해도, 저자가 직접 들려주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책으로 읽을 때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제 심장에 꽂혔습니다.
사실 저는 오랫동안 '계절성 우울감'이라는 반복되는 굴레 속에 살았습니다. 2009년 출산 이후, 해가 짧아지는 10월이면 어김없이 마음의 불이 꺼졌고 그 상태는 이듬해 1월 말까지 지속되곤 했죠.
주말이면 보상심리로 반나절씩 누워있던 저에게 어린 아들이 물었습니다.
"엄마는 왜 맨날 아파?"
그 한마디가 저를 깨웠습니다. 2020년 초, 이 지긋지긋한 패턴을 끝내고 싶어 무작정 책을 찾았고 새벽 기상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저를 살린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You do not rise to the level of your goals. You fall to the level of your systems."
우리는 목표의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수준까지 떨어진다.
—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중에서
최근 저는 '갤버스턴 식단'을 진행하며 이 시스템의 힘을 다시금 시험대에 올렸습니다. 1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가장 긴 2단계에 접어들었는데, 하필 호르몬의 변화가 큰 시기와 겹치며 몸의 균형이 무너진 것이죠.
� 잠깐, '갤버스턴 다이어트(The Galveston Diet)'란?
미국의 산부인과 전문의 메리클레어 헤이버 박사가 개발한 호르몬 관리 중심의 식단입니다.
단순한 칼로리 제한이 아닌, 여성의 호르몬 변화(특히 갱년기 및 폐경 전후)에 맞춘 항염증 식단과 간헐적 단식, 지방 대사 최적화를 통해 몸의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데 중점을 둡니다.
가짜 배고픔이 밀려오고, 몸은 붓고, 체중계 숫자는 야속하게 1kg이 늘어났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역시 이 시기엔 뭘 해도 안 돼"라며 자책하고 포기했을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저는 주저앉는 대신 제 '시스템'을 살폈습니다. 호르몬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이 시기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한 '미세 조정'을 시작했습니다. 공복 시간을 조금 더 늘리고, MCT 콜라겐 커피로 가짜 배고픔을 잠재웠습니다. 몸이 무거울 땐 페이스를 낮추되 클린 탄수화물을 적절히 섭취하며 에너지 효율을 조절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체중과 체력이 요동치던 과거의 이 시기와 달리, 이번엔 그 갭을 줄이며 평온하게 이 구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대단한 의지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무너진 곳을 보수하고 상황에 맞춰 시스템을 살짝 비틀었을 뿐입니다.
습관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모여 만드는 것은 단순한 성공이 아닌, 어떤 풍랑에도 다시 중심을 잡는 '코어(Core)'의 힘입니다.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것이 호르몬이든, 환경이든, 혹은 무너진 루틴이든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의지를 탓하지 마세요. 대신 당신을 지켜줄 아주 작은 시스템 하나를 다시 세워보세요.
그 정직한 시도가 쌓여, 훗날 당신에게 상상하지 못할 만큼 커다란 보상으로 돌아올 것임을 저는 이제 확신합니다.
21년의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다시 '초보'의 마음으로 서 있는 지금, 저를 지탱하는 건 화려한 스펙이 아니라 아침마다 팟캐스트를 들으며 달리는 정직한 루틴입니다. 호르몬의 파도가 거세게 몰아쳐도 괜찮습니다. 우리에겐 그것을 타고 넘을 우리만의 시스템이 있으니까요.
오늘 여러분이 수정한 작은 매뉴얼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