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페이퍼를 한국어로 하면 뭐가 먼저 떠오를까
지난 번에 아이에게 영어를 해보라고 시키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학원에 다녀온 아이가 말했다.
- 엄마! 선생님이 학원에 있는 ( )을 만지면서 이건 영어로 뭐냐고 물어봤어. 선생님은 ( )이 영어로 뭔지 모르나봐.
설마 모르시겠니. 조나단이 한국어하는 게 신기한 사람들처럼 네가 영어하는 게 신기해서 이리저리 시켜보려고 모르는 척 하는 거지.
여기서 ( )는 무엇일까.
영어로는 wallpaper라고 한다.
선생님은 아마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벽 또는 벽지를 짚으며 '이건 영어로 뭐야?'라고 물었을 테고
아이는 wallpaper라고 답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우리집에 오면서 이상해진다.
- 엄마! 선생님이 학원에 있는 배경화면을 만지면서 이건 영어로 뭐냐고 물어봤어. 선생님은 배경화면이 영어로 뭔지 모르나봐.
영국에 있는 우리집은 벽마다 페인트칠을 한 집이라 아이가 처음엔 벽지를 몰랐다.
그러다가 방마다 벽지가 발라져있는 한국 할머니집에서 살기 시작했는데
아이는 그걸 wallpaper로 이해했고
컴퓨터를 태어날 때부터 만지는 세대인지라 '월페이퍼'는
'벽지'보다 '배경화면'이라고 해석하는 게 익숙했을 거다.
선생님이 배경화면을 만지며 영어를 물어봤다니..
이번 이야기는 한컷만화 느낌인데
내가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사람이라는 게 한이다.
*배경화면으로 제목에 붙인 사진은 아이방 사진인데 하늘색 페인트는 내가 골랐고 아이아빠가 친구 이안과 함께 직접 다 칠했다. 그때 칠을 함께 도와준 친구 이안 하딩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