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주 바쁜 삶을 살았던 게 틀림없다.
런던에서 기차로 빠르면 25분, 느리면 50분이 걸리는 로체스터. (기차 노선마다 다르다)
하이스트리트에서 도서관 방향으로 다섯 걸음 정도 걸으면 왼쪽에 작은 연못이 있다.
실제로 물고기가 살고 있는 연못인데 동네 아이들이 물고기 구경하느라 장난감도 많이 빠뜨리고 한다. 그리고 그 연못 옆에 영국식 건축과는 사뭇 달라 보이는 스위스 샬레가 있다.
스위스에서 산에 짓는 오두막집을 샬레라고 하는데 이게 로체스터에 있는 이유는 찰스 디킨스 때문이다. (=덕분이다) 셜록 홈즈를 덕질하는(?) 사람들을 셜로키언이라고 하듯이 찰스 디킨스 스타일의 글을 쓰는 작가를 디킨시언(Dickensian)이라고 한다. 나는 둘 다 아니고 그냥(!!) 로체스터에 살고 있는 작가라 이 집에 대해 설명을 하려면 나도 검색을 해봐야 했다.
- 그는 <크리스마스 캐롤>의 성공 이후에 스위스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그의 나이 34세)
- 그는 많은 소설들을 이 오두막집에서 썼고 마지막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었는데 그 마지막 소설을 쓰던 곳도 이 집이다.
- 그가 사망한 날인 1870년 6월 9일에도 이 집에서 글을 썼고 외출 후에 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 이 집은 186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배우 Charles Fechter에 의해 94개 조각으로 디킨스에게 보내졌다. (요즘말로 이케아 가구 조립하듯이 집을 조립해보라는 농담이었을 듯)
- 친구들과 집을 조립해보려고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런던의 Lyceum Theatre에서 무대장치와 관련해서 일하는 사람에게 부탁을 하여 완성하게 된다.
- 현재 대대적인 보수를 위한 기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 한국어 문서에서 앞뒤 설명 없이 찰스 디킨스가 스위스 샬레에서 살다가 죽었다고만 표현한 것들이 있다. 마치 스위스에서 살다가 죽은 것처럼 오해를 사기 쉽다. 스위스에서 죽은 것이 아니고 영국에 있는 스위스 샬레에서 살다가 죽었다고 해야 바른 표현이다.
이 샬레 앞에는 중세 시대에 사용되던 길도 볼 수 있고
찰스 디킨스가 설치했다고 하는 마력 펌프도 있다.
그는 뭘 만들고 직접 설치하는 걸 좋아하는 DIY 맞춤형 인간이었던 것이 틀림없다. 책을 짓는 일도 어쩌면 DIY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