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근교는 로체스터, 그러면 로체스터 근교는 어디?
서울 근교 여행지 추천, 런던 근교 여행지 추천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런던 근교 로체스터에 사는 나만 할 수 있는 추천이 바로 '로체스터 근교 나들이'가 아닐까.
Whitstable은 켄트의 바닷가마을로 로체스터에서는 차로 약 37분이 걸린다. 런던이 아닌 켄트에 살아 좋은 점 중 하나는 단연 바닷가가 가깝다는 점이다.
우연히 들어갔던 해산물 식당도 맛있었다. 이곳은 매년 굴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니 해산물 식당이라면 믿고 들어가도 좋다. Whitstable은 모래사장이 아니라 자갈이 깔려 있는데 모래가 있는 곳을 보고 싶다면 Broadstairs도 추천한다.
Broadstairs도 켄트의 바닷가 마을로 런던 동쪽에서 약 80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 로체스터에서는 약 40마일, 차로 약 한 시간 거리이다. 여기서도 빠지면 서운한 찰스 디킨스. 이곳은 그가 1837년부터 1859년까지 자주 방문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모래가 있는 바닷가를 추천하자면 Margate가 있다. 이곳은 차가 없는 런던의 유학생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다. (남들처럼 런던의 가난한 유학생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진짜 가난하면 런던에서 유학할 수 없다. 해변까지 가는 기차비도 비싸고 아무튼 런던은 다 비싸다. 가난하다는 건 상대적인 말일 뿐이다. 런던 유학생들이 차가 없는 이유는 차가 필요한 도시가 아니기 때문일 거다.)
Margate 기차역 바로 앞으로 해변이 펼쳐지기 때문에 차로 갈 필요도 없고 해변으로 가기 위해 오래 걸을 필요도 없어서 좋다. 해변 뿐 아니라 드림랜드라는 놀이공원도 있고 이와 더불어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로 꼽히는 터너의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도 있다. 바닷가 옆 미술관이라니! 정말 갈 때마다 감탄한다. 너무 멋있다. 로체스터에서는 차로 56분 거리에 있다.
로체스터에서 차로 15분 거리에는 Kent Life라는 본격 농장 체험 놀이 동산이랄까, 이런 형식의 장소를 처음 봐서 한국어로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민속촌과 농장을 합친 것 같은 놀이체험장?
말, 양, 돼지, 닭, 오리, 토끼, 기니피그, 올빼미 등과 같은 동물들과 (일부 동물에게는 먹이도 직접 줄 수 있다) 해바라기, 장미, 라벤더 등등의 각종 잉글리시 가든에 어울릴 만한 꽃들, 그리고 사과, 배, 케일, 토마토 등의 먹을 수 있는 텃밭에서도 체험을 할 수 있다. 도자기를 색칠하는 체험도 할 수 있고 한국의 코끼리 열차처럼 열차 모양의 차 또는 트랙터가 끊임없이 다녀서 아무때나 탈 수도 있고, 트랙터 모양의 놀이 자전거도 직접 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내 소프트플레이(영국에서는 키즈카페가 아니라 소프트플레이라고 부른다)도 있고 바깥에 여러가지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는 놀이터도 있다. 아이들을 위한 바운시 캐슬도 있으니 근교라고 해서 잠시 들를 생각을 한다면 실수이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하루 날 잡고 놀러가기를 추천한다.
로체스터에서 차로 12분 거리에는 Upnor Castle이 있다. 엄밀히 말해 주소가 로체스터이기 때문에 근교라는 말을 써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다. 아마 '내가 사는 로체스터'에서 Upnor Castle이 있는 '다른 지역의 로체스터'까지 가는데 12분이 걸린다고 표현해야 될 지도 모르겠다. 다른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은 없어서 차가 필수인 곳이다.
성을 향해 걸어가는 길에 인상 깊은 집이 있었다. 일반 가정집 같아 보이는데 이런 집에서 살면 소설이 하루에 두 편 씩 막 나올 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에 놀러갔을 때 그곳에서 유명한 관광지만 향해 갈 것이 아니라 그곳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풀에도 괜히 마음을 써보는 것도 좋다. 해치지 않는다.
성 안에도 볼거리가 다양하다. 나는 여기서 방탄소년단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방명록에 한글 이름이 많이 보여서 (지민, 슈가..) 한국인이 방문한 줄 알았다가 나중에야 보이그룹의 이름인 걸 알았다. 아마도 이곳을 방문한 영국 청소년들이 적어놓고 간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한글이 삐뚤빼뚤, 적은 게 아니라 그려놓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 사실은 나도 그 옆에 내가 좋아하는 한국 배우의 이름을 적어놓고 왔다. 지민, 슈가가 가수 이름인 것도 몰랐으면서.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