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체스터 지역 축제
매년 5월초에 하는 로체스터의 지역 축제, Sweeps Festival에 다녀왔다. 봄맞이 굴뚝 청소를 하던 영국의 풍습에서 시작된 축제인데 지금은 다양한 문화 예술을 다함께 즐기는 자리가 되었다.
축제의 절정은 정오부터인데 그때는 제대로 걸을 수 없을만큼 사람이 많아져서 올해는 일찍 갔다가 여유있게 집에 들어왔다. 그래서 공연장이 한적하게 보이지만 조금 지나면 앉을 곳 또는 설 곳이 없다.
로체스터 성곽, 로체스터 성당, 그리고 임시 공연장이 묘하게 어우러져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공연하는 밴드의 음악에 맞추어서 신 나게 춤을 추는 중년 부부가 인상적이었다. 밴드도 음악을 마치면서 부부에게 진정한 주인공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어린이집 친구를 지나가다 마주쳤다. 그 집 강아지와 인사하는 아이. 엄마들끼리는 모두 잘 아는 사이이지만 아빠들끼리는 잘 모를 때, 우리 아이를 설명하는 문장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양인 아이야’가 아니라 ‘어린이집에서 유일하게 글자를 읽고 쓰는 그 아이야.’이다.
나도 다른 아이를 설명할 때 ‘그 중국인 아이있잖아’라든가 ‘그 금발 아이 있잖아.’가 아니라 그 아이만의 특징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늘 자전거로 등원하는 아이말이야’, ‘잘 뛰는 아이있잖아.’와 같은.
우리는 인종차별을 당하는 것만 이야기하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인종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부터 차별이라고 말한다면 심한 비약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인종이 아닌 특징으로 말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봤다. 피부색이 다른 것이 특징이었던 닫힌 시대는 이미 지났으니까. 남들이 나를, 그리고 우리아이를 대해주는 것처럼 나도 그래야 할 것이다.
파란 눈의 의사가 아니라 따뜻한 눈을 가진 의사라고 말하는 시대이길 바란다.
자, 다시 축제로 돌아가서..
로체스터의 스윕스 축제는 한국의 어린이날과 매년 겹치기 일쑤인데 그 덕분에 어린이날이 없는 타국에서도 어린이날 축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전국에서 모인 백여명의 모리스(영국의 전통 춤)댄서들, 로체스터 걷기 투어, 아이들을 위한 각종 무료 행사들, 12개의 펍, 다양한 음악 장르의 밴드/합창단 공연, 빅토리아 시대의 빈티지 의상을 입은 사람들까지.. 로체스터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맘때 꽃나무가 가장 예쁜 로체스터의 축제. 이렇게 초대는 하고 있지만 나는 축제 주최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
축제 주최자는 Gordon Newton이라는 이 지역 비즈니스맨으로 그가 1981년에 이 축제를 부활시켰다고. 요즘엔 사람들이 굴뚝 청소는 하지 않겠지만 이 축제에서는 마치 갓 청소를 마치고 온 사람들처럼 얼굴과 옷을 시꺼멓게 분장한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