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버거
속에는 아무 실속이 없이 겉만 그럴 듯한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우리말이 있다.
속 빈 강정
그런데 요새는 강정을 즐겨 먹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강정'이라는 말을 언제 마지막으로 내뱉었는지도 모르겠다. 닭강정이라고 할 때 정도? 대신 버거라는 말은 자주 한다. 햄버거 먹고 싶다.. 치킨버거 사올까? 수제버거 먹으러 가자! 등등....
강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속 뜻풀이는 다음과 같다.
「1」 쌀가루로 만든 과자의 하나. 물에 4, 5일 불려 빻은 찹쌀가루를 청주와 설탕물로 반죽한 후 손가락 마디만큼씩 썰어 말린 것을 기름에 튀겨 꿀 또는 조청을 바르고 여기에 다시 깨, 잣가루, 콩가루, 송홧가루 따위를 묻혀 만든다. 한자를 빌려 ‘羌飣’으로 적기도 한다.
「2」 볶은 깨나 볶은 콩 따위를 되직한 물엿에 버무려 만든 과자.
강정은 자주 안 먹더라도 속 빈 강정은 뉴스 제목에 심심하지 않게 등장해준다.
-공모주 청약 광풍 ‘속 빈 강정’
-6년간 5조 쏟아부었지만 속 빈 강정
-"우리 교통캠페인 알아요?" 경찰 설문조사 '속 빈 강정'
속 빈 강정을 뜻하는 영어 표현이 있다.
Nothingburger. 직역하면 속 빈 버거랄까.
강정에 대해 아는 건 거의 없지만 버거는 좀 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건 Five Guys의 버거인데 한국에 와보니 없다. 없는 거 없는 한국에 파이브가이즈가 없다니!! 한국엔 없는 게 없다는 전설은 Nothingburger일 뿐인 건가...
아니다. 한국엔 달콤한 강정이 있잖아.
몇 년 전...
네덜란드 여행 중에 접시를 샀었다.
네덜란드산 그릇에 한국산 강정을 담으면서
이게 어울리는 게 맞나 생각을 해본다.
Another nothingburger of an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