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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

by Aeon Park

늘 울어왔다.

막상 울어야할 때가 찾아오니

울음이 아니라 고요와 침착함이 나타났다.

상대는 그냥 눈을 감아버린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숨어버린다.

나를 버리고 자기도 숨어버린다.

나는 울지 않는다.

그 어느때보다 고요한 밤,

전혀 고요하지 않은 내 속을 알아챈 고양이 한 마리가

나 대신 울음을 낳는다.

새끼를 낳는 건지 울음을 낳는 건지

알 수 없는 소리로

꺼이꺼이 끄응끄응

나 대신 참아낸다.

버려진 나와

새로 낳은 뜨거운 새끼 한 마리가

습한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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