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페이
예전부터 대만에는 펑리수가 있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펑리수와는 차이가 있지만 그 원형은 위, 촉, 오 삼국 시대에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쓰였고 전통 혼례상에도 오르는등 나름 활용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만 여행을 마치고 각자 본국으로 귀국하는 이들의 두 손을 무겁게 하는 대만의 대표 효자 상품이라는 의미가 더 클 것이다. 뻔한 전통 과자에 머무를 뻔 했던 녀석은 수십억 달러의 산업이 되었고 이로 인해 대만의 파인애플 산업 자체가 성장하며 지역 농촌 경제까지 향상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아이템이다보니 대만에서 만나는 펑리수에는 대개 영어 표기가 함께 되어있다. Pineapple shortcake. 사실 케익보다는 타르트에 가깝고, 큼지막하게 깍둑 썰기를 한 듯 그 모양새도 소박하지만 그 의미는 절대 그렇지가 않다. 파인애플의 대만식 발음인 'ong lai'가 '번영이 도래하다'와 발음이 같아 파인애플은 부와 다산, 행운, 더 나아가서는 허영의 의미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직육면체 모양의 빵 안에 파인애플 과육과 잼이 들어있는 것이 펑리수의 기본. 요즘은 펑리수의 모양도 다양해지고 안에 들어있는 과일의 종류도 다양해지는 것 같다. 문제는 파인애플이 아니면서 파인애플이라고 속이는 것인데 이런 경우는 대개 윈터 멜론(동과)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윈터 멜론도 썩 맛이 나쁘지는 않지만 속은건 속은거니까. 파인애플로 만들어진 진짜 펑리수는 계절에 따라 그 맛이 다르다. 작렬하는 태양빛을 한껏 받은 여름 파인애플로 속이 채워진 펑리수가 더 달고 겨울 파인애플을 활용한 펑리수는 다소 새콤한 맛을 낸다. 늘 덥기만 한 것 같은 대만에도 나름 사계절이 있다는 걸 혀 끝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버터 향이 물씬 풍기는 펑리수를 한 입 베어물면 입 안 가득 달콤함과 눅진함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부스러기가 우수수 떨어진다. 낱개 포장 봉투 안에서 완벽히 꺼내지 않고 먹거나 접시를 받치고 먹는 것이 좋다. 자칫하면 부스러기로 인해 기침이 나거나 목이 메이기도 하니 음료도 함께 하는 것이 좋은데 커피보다는 고소한 버터의 맛을 배가시켜주는 흰 우유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