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촌,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곳, 돌하르방 미술관

by 나예

제주엔 각종 테마파크가 많기도 많다. 제주까지 와서 제주랑 아무 관계도 없어보이는 뽀로로 혹은 헬로키티 테마파크에 가야해? 스누피가든에 가야해?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야한다. 제주와의 연관성보다 내 아이가 즐거워하는 것이 당연히 더 우선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미소 한 번을 위해 양육자들은 기꺼이 운전대를 잡고, 또 지갑을 연다. 꼭 제주가 아니어도 "지명"+"아이와 함께 하기 좋은 곳"이라는 검색어가 언제나 핫한 것은 당연하다. 꺼지지 않는 산업 중에 3B라는 것이 있다. Beauty(미용), Beast(반려동물), 그리고 Baby(아이)다. 이 사회는 아이를 그렇게 천대하면서도 아이가 돈줄이 된다 싶을 때는 또 그렇게 관대할 수가 없다. 정말이지 웃기는 꿔바로우다.


급발진하느라 말이 조금 딴 길로 샜는데 그럼에도 제주 특색이 있는 테마파크가 못내 아쉽다면 돌하르방 미술관을 살짝 추천하고 싶다. 북촌에 위치한 돌하르방 미술관은 제주토박이 예술가인 김남흥 원장님이 ‘제주다움’을 주제로 20년 이상을 가꿔온 곳이다. 미술관이라고 해도 실은 전부 야외여서 조각 공원의 느낌인데 은근 규모도 크고 꽤나 구색을 갖추어 하나하나 재미있게 연출해두었다.


곶자왈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자연 속에서 여러 모습의 돌하르방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꼭 돌하르방이 아니어도 신경써서 꾸며둔 포토존도 제법 많이 있고 돌집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와 어린이 도서관도 있어 아이와 함께라면 한번쯤 가봄직한 곳이다. 게다가 한적하기까지! 우리는 평일 오후 방문했는데 방문객이 우리 뿐이라 마스크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생후 24개월 미만의 영유아는 호흡기가 아직 완벽히 발달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호흡 곤란 시 스스로 마스크를 벗지 못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의무 대상에서 제외다. 하지만 그건 제도적인 얘기일 뿐 실제로 주변의 아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다. 성인처럼 코에 완전히 밀착하는 식으로 제대로 착용하진 못해도 다들 뭐라도 귀에 걸고 있다. 이른 아이들은 생후 6개월부터 착용하기도 하는데 거거 같은 경우는 격하게 저항해 매번 실패했고, 이러다 영영 못쓰는게 아닌가 하는 지경까지 갔었다가 18개월이 넘어서면서 갑자기 아무렇지 않게 착용하기 시작했다. (첫 마스크 착용에 성공한 역사적인 그날은 무척 추운 겨울 날이었는데 아마 써보니 따뜻해서 좋았던 듯..?) 그럼에도 얼굴 절반을 마스크로 가리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운건 어쩔 수 없는지라 사람이 없는 야외에서는 벗게 해주고있는데 여기가 딱 그렇게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카카오맵 상엔 여기 별점이 상당히 낮게 책정되어있던데 개인적으로는 왜인지 모르겠다는. 다만 돌하르방이라는 소재 특성상 비오는 날이나 을씨년스러운 날엔 좀 음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 하니 맑은 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해본다. 우리가 방문한 날은 아주 맑은 날은 아니었고 약간 흐린 날이긴 했는데 신나게 비누방울을 날리며 음침함도 함께 날려버렸다.


✔️입장료 : 성인 7,000원 (도민은 1,000원 할인), 소인 5,000원

✔️36개월 미만은 무료 입장

✔️가파른 길은 아니지만 산길을 산책하는 느낌이라 유모차는 다소 불편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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