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와 모래놀이

by 나예

거거의 인생 첫 모래놀이는 제주에서 시작됐다. 아직 물놀이하기엔 어리기도 하고 계절이 이르기도 해서 모래놀이로만 바닷가를 누렸음에도 아이는 충분히 즐거워했다. 이전에는 흙이 손에 닿으면 죽는줄 알던 깔끔쟁이였는데 제주에 다녀온 후에는 틈만 나면 아무데나 주저앉아 흙장난을 한다. 덕분에 집에 데리고 들어가기와 깨끗하게 손씻기기는 더 어려워졌지만 그건 양육자 입장의 얘기일 뿐 아이는 아이답게 노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도시에 발붙이고 살아야하는 아이이니 이렇게 놀 수 있는 기회도 얼마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이 되기도 하는.


모래놀이 후 아기 데리고 올 때 꿀팁

-본격 해수욕철이 되기 전(해수욕장 공식개장)까지 해수욕장에 딸린 샤워시설은 대개 운영하지 않고 운영한다고 해도 온수는 나오지 않아요.

-숙소에서 1.5리터 페트병에 수돗물을 채워가지고 가서, 노는 동안 차에 두면 적당히 미적지근하게 데워지는데 이 물로 적당히 얼굴과 손 정도 헹구고 차에 태우면 좋아요.

-이후 마른 수건으로 물기만 적당히 닦아주고 차시트에 김장 비닐같은 것을 씌운 후 그 위에 태우고 오세요!

-모래놀이 도구들은 바닷물로 대충 헹구고 비닐 봉지에 모두 담아 숙소에서 씻고 말리는 것이 편합니다.


제주에서 모래놀이 했던 곳들 간략 소개.


신흥해수욕장

해수욕장이라 부르기가 어색할 정도로 작은 규모. 사람도 없다. 그래도 화장실이나 수도 시설은 있다는. 물은 얕고 깨끗하다. 큰 아이들보다는 작은 아이들에게 적합할 곳. 여기서 거거는 모래놀이로의 첫 입문을 시작했다.


금능 해수욕장

물이 들어오고 빠진 상태, 그 때의 날씨에 따라 해수욕장의 상태는 같은 장소여도 매번 달라진다. 이 날은 오후 늦게 금능해수욕장에 들렀는데 물이 빠져 마치 서해바다 같은 모습. 들렀던 해수욕장들 중 유일하게 고둥과 소라게가 많았다. 데리고 논 후 모두 다시 풀어주고 옴ㅎㅎ


협재 해수욕장

모래만 있으면 하루종일도 놀 수 있는 거거. 이 날도 '오늘은 그만하고 들어가자'가 안되어서 굉장히 실갱이를 했다. 이 실갱이는 모래놀이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일이라 거거아범도 매번 애 달래느라 진땀을 흘리고 '이제 두번 다시 모래놀이는 가지말자!' 하는데 그러면서도 그 다음날 또 데리고 갈 수 밖에 없다는.

월정이나 세화 등은 요 몇년새 굉장히 복잡해져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는데, 협재도 점점 유사한 수순으로 가는 듯 해 다소 아쉽다.


하도 해수욕장

한적하고 조용한 하도 해수욕장. 모래사장이 넓고 또 모래알도 고와서 모래놀이에 제격이다. 그래도 간간히 조개껍데기 같은 것들이 있으니 신발은 반드시 신자. 또한 수심은 아주 얕지만 파도는 제법 있는 포인트라 주의가 필요하다. 물은 아주 깨끗한 편! 그런데 물이 엄청나게 차가워서 처음에 발 담그고는 비명을 꽦 질렀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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