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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Apr 14. 2020

봄 손님, 돌나물

어느 화가의 밥상 1




그러고 보면 
이사 오고 나서 여러 가지로 복이 터졌다.

길 건너 앞집은 4층 다세대 건물인데 
유치건 행사 중이라 아무도 안 산다.
그 집은 동산 공원에 면하고 있는 집이다.
동산 공원은 농작을 할 수는 없지만
경치를 제공한다.

그 집과 공원 사이에 그 집 소유 
조그마한 화단이 있다.
이제 그 집 화단은 내가 접수한다.

4월 초의 포근함 속에서
어제는 파, 오늘은 상추를 심었다.



화단에 파를 심다 보니
화단 구석 돌나물
딱 먹을 때다.

어떻게 무치는지 몰라
냉면 육수가 있길래 띄웠다.
시원하다.






돌나물 물김치



요리 선수들이 

돌나물로 물김치를 담그란다.
소금물에 액젓과 고추 물 넣고
채소와 각종 양념 넣으면 된단다.
난 과일까지 때려 넣었다.
며칠 만에 익으니 손쉬운 거였다.
이리하여
처음 해 본 김치가 

돌나물 물김치가 되었다.





밀면



물김치에는
밥보단 국수가 어울릴 듯.
그래서 밀면이 생겼나 보다.
물김치 말이 국수를 만들어 볼까?

물김치에는 밀면,
동치미 육수에는 냉면.

집에 팔도 비빔면이 있길래
비빔면에 물김치를 말으니
밀면이 되었다.
간단히 밀면을 집에서도 
해결할 수가 있게 되다니!

이제 밀면집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친구는 한마디 거든다.
돌나물은 

꽃피기 전까지는 먹을 수 있을 거라고.
꽃 사진을 보니
노란 별 같은 꽃이다.

겸손한 꽃인 듯.
마치 잎인 듯이...
색도 화려하지도 아니하고.






돌나물 초장 무침



다음날 둘러보니 
주위에 돌나물들이 먹을 만큼 충분하다.

친구의 조언에 따라
초장에 무쳐 봤다.
식전에 젓가락이 먼저 갔고
상큼하니 입맛이 돋는다.

독성이 있다 하니
많이 먹을 엄두는 안 난다.






어쩔런가 하고
튀겨본 돌나물
완전 실패.

돌나물처럼 알갱이가 잘은 것들은 아니여.
튀김은 뭐니 뭐니 해도 오징어가 짱.






돌나물 요구르트



누군가 조언한다.
요구르트에 돌나물을 넣고
믹서에 갈아보라고.
그런 묘수가 있었다니!
후식도 해결되었다.
오늘은 참 재수 좋은 날이다.





지구인들은 별 걸 다 먹지.
아는 만큼 먹을 게 보인단다.
코로나 세계대전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니
살아남아야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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