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닭백숙
양평에 사는 친구가 보내온
헛개, 오가피, 산뽕나무, 칡뿌리, 엄나무.
닭고기 몇 점을 넣고 푹 끓였다.
다들 몸에 좋은 거에 신경 쓰는데
난 느끼하지 않아 좋다.
소금 간 해서 밥도 말아먹고
라면 사리도 넣어 먹고.
십전대보 오리탕
집안 찬장에 뭐가 있나 봤더니
저 구석에서 뭔 한약재가 나왔다.
집사람에게 뭐냐고 물으니
태국에서 스님이 주신 거란다.
내용물을 보아하니
파리 살 때 본, 중국 식품점에서 흔히 팔던
십전대보탕이다.
약재가 중국산이라
효과는 한국산에 비해 별로일 듯.
오늘날의 십전대보탕은
당귀(當歸)·천궁(川芎)·숙지황(熟地黃)·
백작약(白芍藥)으로 구성된 사물탕(四物湯)과
인삼(人蔘)·백출(白朮)·복령·감초(甘草)로
구성된 사군자탕(四君子湯)을 합하고,
여기에 목향(木香)과 침향(沈香) 대신
황기와 계피를 더해
총 10가지 약재로 조합한 처방이다.
쌍화탕보다 약재가 더 들어간
몸보신 탕재다.
이번에는 오리탕에 넣어 과야겠다.
대추와 생강과 마늘도 넣어 볼 참이다.
오리 기름은 불포화성 기름이다.
하여간 좋은 기름이라니
걷어 내지 말아야지.
오리고기에는 밀가루 먹지 말라 한다.
오리가 성질이 차가운데
차가운 밀가루를 같이 먹으면
배탈 나기 쉬워서 그렇단다.
찰밥이 제격이라는데 없으니
그냥 밥 말아서...
사물탕 약재
십전대보 된장찌개
된장찌개 반쯤 남아
십전대보탕을 국물만 붓고
집에 오다 길에서 끊어 온
쑥갓 얹어 끓여봤다.
된장찌개가 고급으로 변신되는 순간.
쑥갓을 건져 먹으며
매운탕에도 이렇게 먹곤 했다고
합리화를 시켰다.
친구가 쑥갓이 아니라 쑥이란다.
4월에 쑥이 그리 크게 자라리라
낸들 알았겠는가.
된장과 쑥과의 기가 막힌 조화.
꽤 그럴듯한 한 끼를 나름 해결했다.
밥 먹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쉬 배가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