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밥상 A
자연은 보는 자의 것 2
아늑한 시트릿 가든 살펴보기
텃밭에는 그동안 안 보이던
제비꽃이 꽃을 피어 존재를 과시한다.
진초록 잎과 진보라 꽃의 보색이 강렬하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탁월한 약초라는 점.
아무래도 술도 담가야 될까 보다.
내가 접수한 공간 이름을 정해 본다.
나 외에 찾는 이 없는 곳이니
'아늑한 시크릿 가든'이 제격이겠다.
관심을 가져 줘야지. 아무렴.
일단 대충 둘러본다.
커다란 나무들이 보인다.
그중 유독 늘어진 옷자락을
흐느적거리고 있는 아가씨가 가까이도 있다.
그 옷으로 동산을 커튼 치고 있는
버들벚꽃.
우리 시크릿 가든의 경계 부근까지 가 본다.
놀라운 선명함이 끝자락에 찬란히도 피어 있다.
저 구석에 두 구루,
복숭아나무 꽃.
무릉도원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보기만 해도 정신이 버쩍나는 놈이니
열매가 아니더라도
꽃만으로 효도를 다 한다.
강화 농부 친구가
도화 꽃이 만발하면
숭어 먹을 때니 먹으러 오라 한다.
난 숭어보다 벤댕이다.
그럼. 5월 말이나 6월 초에 오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