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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y 24. 2020

물과 밥의 만남 2, 조스이

어느 화가의 밥상 15




일본식 죽, 조스이



1984년,

파리 소르본느 어학당에서 알게 된 

일본 친구 히로이시 

영화 평론을 공부하러 온 친구.

파리는 초기 영화부터 중요 영화들을

극장에서 하는 영화관들이 많아서

영화 공부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파리지엥의 대화는 예술과 영화, 음식

그리고 디자인 등에 관한 것이어서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 그 자체였다.


미술이나 영화나 음악 등 참신한 것이 나와주어

세계 문화를 리드하는 대에는 빈약해

퇴행이 시작된 것을 알 수는 있었지만...




히로이시가 하루는 전화가 왔다.

자기가 감기가 걸려 꼼짝 못 하니

와서 죽을 끓여 줄 수 있겠냐고.


아픈 친구에게 죽을 끓이며

일본식 죽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일본의 죽은 우리네처럼 죽으로 끓이지를 않는다.

찬밥에 물을 넣고 죽이 되지 않게 끓인다.

밥알이 살아있어야 되는 것이다.


그것을 이름하여 '조스이'.

간장이나 된장 또는 다시물을 쓴다고 하고

입맛대로 다양한 재료를 넣기도 한단다.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편한 음식이 없겠다 싶었다. 




나도 요즘 냉장고에 먹다 남은 

잘잘한 반찬들을 정리하고자 하면

버릴 수는 없고 조스이를 해 먹어 치운다.

물만밥과 누른밥 중간에 해당한다. 

이것저것 넣은 면에선 

꿀꿀이죽과 비스무리 하지만

어디까지나 밥알이 살아 있는

죽이 아닌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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