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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Jul 07. 2020

드디어, 호롱박 싹 틔우기 성공!

어느 화가의 밥상 F





고향집에 아직도 

박도 키우며 살고 계신 어머니가 있는

초등 동창이 있다.

그 친구 별명은 뽈록이다.

배가 터질 듯 해 

내가 지어준 거다.

뽈록이는 주장한다.

그건 인격이라고.

지식과 교양이 흘러 고인 거란다.


매년 키운 박을 수확하면

동창들에게 박아지를 돌리는 

정서를 갖고 있는 그이다.


난 박아지 보다 씨를 달라했다.

어느 건설 현장 사무소 입구에

소장이 박을 심었다는데

주렁주렁 색도 신선한 것이

참 보기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이다.




씨는 작년에 받아 놨어서

올해 심을 공원이 생겼다.

집에서 물에 적신 키친타월에

놔서 싹이 나니 신기했다.

굵고 튼실하게 쑥쑥 자라는 모습이 

멋졌다.

텃밭과 공원 경계에 있는 

두 구루 나무들 밑에 

나무 타고 올라가라고 네 모 심었다.

나무에 박이 주렁주렁 달릴 것을 

생각만 해도 풍요롭다.

이 순간만큼은 흥부의 심정이다.




여름에 연한 박을 따면 

박고지를 말려서 무쳐도 먹고 

박고지와 낙지를 넣고 연포탕도 먹을 참이다.

기대가 된다.

다른 거 먹다 보면 그날이 곧 오겠지.

그러고 보니

여름서부터 가을까지 말릴 일이 많겠네.

말리는 것은 훌륭한 저장법 중 하나지.

말린 것으로 겨울을 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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