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밥상 26
서로의 마음을 아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 드물기에 소중한 것이다.
그런 친구가 미국에서
오랜 시간 연락 두절되었다가
최근에 목사가 되어 한국에 나타났다.
다니엘 조 목사가 그이다.
그는 짧은 시간만에
유튜브의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책도 4권 출간하고
이스라엘을 오가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감수성 있는
민첩한 재능의 소유자다.
지성과 감성이 같이 발달한 특별한 인물.
내가 다시 그림을 시작하고
전시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관람 후 평을 해준다.
그는 물론 목사이기에
영적으로 그림을 해석한다.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은 황당하겠지만
난 오랜 친구로 그의 속을 알기에
인간적으로 받아들이는데 문제가 없다.
그는 성서에서 컬러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컬러를 중시 여기는 목사이다.
그의 책에 삽입된 컬러들에도
각 색마다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 와서
구체적으로 그의 개척 교회에 걸
컬러풀한 그림을 주문해왔다.
그의 예견대로라면
성령의 펼침이 선택된 작가에 의해
표현될 것이다.
다니엘 조 목사가 짚어 낸
나의 그림에 대한 특징이 명징하다.
"밖의 빛에 대한 표현 그림은 많으나
안의 빛을 그린 건 이승희가 최초일 것이다."
그와 같이 온 사업하는 무던한 친구도
내가 어려울 때 지혜롭게 도움을 주어 온 친구다.
이들과 옛 얘기의 꽃을 피우는
서스름 없는 대화의 시간은
사람 사는 맛을 준다.
대화도 맛깔나지만 미식가들이다.
그 무던한 친구는 늘 와인을 가지고 다닌다.
갤러리에서 와인을 한 병 비우고
우린 갤러리 근처 한옥 타운 익선동을 산책한 후
루꼴라가 들어간 음식을 먹기 위해
이태리 식당에 들어갔다.
한국 이태리 식당의 불만은
루꼴라 양이 적다는 것이다.
루꼴라는 푸짐하게 먹어야 맛있는 채소이다.
생김새가 로켓처럼 생겨서
로켓으로도 불린다.
다니엘도 똑같은 불만을 얘기했다.
그래서 그는 아예 쿠팡에 주문해서
신선하고 건강한 루꼴라를 실컷 먹는단다.